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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5일 연대급 부대까지 폭염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육군, 폭염재난본부 가동
육군은 폭염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폭염 빈발 시), 주의(폭염주의보 발령시), 경계(온도 35~39도·온도지수 32~34), 심각(온도 40도 이상·온도지수 35 이상) 등으로 세분화해 대응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위기경보 단계별로 경계 및 지뢰제거 작전, 교육훈련과 예비군 훈련 등이 조정된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217조는 ‘섭씨 29.5도를 초과하면 실외 군사활동 시간 단축 및 군사활동을 조정하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온도는 단순한 온도가 아니라 온도지수다. 건구와 습구, 흑구온도를 이용해 태양 복사열의 영향을 받는 옥외환경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도록 고안된 지수다. 섭씨온도보다 3~4도 낮은 게 보통이다. 육군의 경우 온도지수 31도 이상이면 옥외훈련을 제한하거나 중지한다. 야외할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30 이하여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온도지수가 32 이상인 낮에는 교육훈련을 중단하고, 생활관 에어컨 완전가동과 건물 지붕 및 도로 위 물 뿌리기, 초소 그늘막 설치 등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전군 생활관에 100% 설치된 에어컨 덕분에 적어도 실내에서는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 275억원을 배정해 생활관에 4만362대의 에어컨을 설치했다. 올해는 군간부 숙소에도 78억원을 투입해 에어컨 1만7661대를 설치했다.
최전방은 사정이 다르다. 무더위에도 경계활동은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방탄조끼 안에 아이스팩 조끼를 껴입어도 금세 녹아버리는 실정이지만, 방탄조끼와 방탄헬멧을 쓰고 출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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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비는 폭염에 녹초
기갑부대원들은 무더위로 전투 훈련에 나서지 않지만, 전투 장비는 대부분 폭염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육군과 해병대의 핵심무기인 전차와 자주포·장갑차 중에서 에어컨이 설치된 차량은 극소수인 탓이다. 상부 해치를 닫으면 섭씨 5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해병대의 상륙장갑돌격차에도 에어컨이 없다.
국내 전차 중에서 양압장치를 겸한 에어컨을 설치한 100여대 남짓한 K2 전차뿐이다. 양압장치는 차내 기압을 올려 NBC(핵·생·화학전)로 오염된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장비다. 이외에 K21 장갑차, 대공화기인 비호와 천마, K 277A1 지휘장갑차 정도는 에어컨이 달렸다.
K1 전차와 K1A1 전차, K9 자주포는 에어컨 사각지대다. 이들 장비 탑승 장병들은 유사시 생화학전이라도 벌어지면 무더위에 방독의와 방독면을 갖추고 출동해야 하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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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구축함 내부는 서늘
폭염에는 공군 활주로 탄성이 떨어진다. 전투기도 엔진 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군은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1~3시에는 긴급발진을 빼놓고는 이륙을 제한하고 있다. 전자전 장비가 많은 공중경보기는 거대한 격납고에 넣은 후 온도를 조절해줘야 한다.
해군 함정은 대부분 에어컨을 풀가동한다. 현대전에 투입되는 수상함은 고가의 전자장비들로 가득 차 있어 고온에 노출되면 오작동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잠수함은 수중 작전에 들어가면 한자리 수 온도 환경에서 근무하게 된다. 잠수함 승조원들이 반팔 근무복이 없는 이유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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