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시중은행의 2017년~2018년 상반기 가계대출과 대손충당금 추이./각 은행 자료 |
시중은행들이 올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경기 불황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쌓기'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미국 금리인상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에서도 금리인상이 가계대출 부실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기업이나 가계에 빌려준 돈을 못 받을 것에 대비해 미리 쌓아 두는 금액이다.
대손충당금 축적 규정은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 등에 자산 건전성 분류에 따라 명시 돼 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고정 분류 여신)은 대출액의 20% 이상을 충당금을 축적해야 한다. 다만, 규정에 명시된 최소 충당금 비율 이상의 축적 비율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실적을 살펴보면, 대손충당금 적립 여부에 따라 회사 실적 순위가 변동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2018년 상방기 4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 순위는 KB국민은행(1조3533억원), 신한은행(1조2718억원), 우리은행(1조2369억원), KEB하나은행(1조1933억원)이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 전 이익(충전이익) 기준으로 보면 순위를 매기면 신한은행(1조8430억원), 국민은행(1조7107억원), 하나은행(1조5866억원), 우리은행(1조5520억원) 순이다.
특히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기준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845억원이다. 지난해 동기(409억원) 대비 106.6% 증가했고, 우리은행도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8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50억원)에 비해 32.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12.58% 증가했다.
은행들이 가계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리는 이유는 대내외 시장의 경기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 악화에 따라 은행의 자본건전성에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지난 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로 인해 금리격차에 따른 국내 외국자본의 유출 우려 등을 감안해 한국은행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출자의 부담은 높아져 가계 대출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권 가계대출은 33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인 40조2000억원보다 낮지만, '2018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146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대손충담금은 이같은 시장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은행은 대손충당금 축적 시 대출 연체뿐만 아니라 대출부실을 예측해 손실을 미리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터 시행중인 새 회계기준인 IFRS9는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발생손실모형'에서 '기대신용손실모형'으로 변경해 대손충당금을 발행가능성 손실을 미리 인식하도록 하고있어 은행들이 대출 손실의 불확실성을 미리 예측토록 부추기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따른 국내 경기 악화 등의 우려되고 있다"며 "최근 은행들은 미리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잠재적 리스크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희 기자 ryusoul9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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