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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전주시, '천만그루 나무'로 '폭염지수 1위' 꼬리표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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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까지 8년간 공공 600만그루 민간 400만그루

"전주를 큰 정원으로 만들겠다…시민참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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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숲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주민들 (뉴스1 DB)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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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김춘상 기자 = 기록적인 최악의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마다 1도라도 더 낮추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녹지를 확충하는 게 그나마 최선의 방법이라는 데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김승수 전주시장이 민선7기 첫 결재사업으로 대대적인 녹지확충사업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천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천만그루 나무심기는 8년간의 장기 프로젝트다. 김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공약에 이 계획을 포함시키는 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선7기 들어 미세먼지대응총괄추진단 아래에 맑은공기추진단과 천만그루나무심기단이 꾸려지면서 천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는 첫발을 뗐다.

◇'천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 왜 나왔나

전주시가 천만그루 나무심기에 나선 이유는 고질적인 열섬과 미세먼지 문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주와 서울, 대구, 광주 등 동경 126~128도, 북위 35~37도에 위치한 9개 도시를 대상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6~9월 중 30도 이상 출현일수를 잰 기상청 자료를 보면 전주의 출현일수가 280일로 대구(293일)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지난해에는 81일로 9개 도시 중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77일의 대구였다.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전국 폭염 취약성 지수에서는 전주 완산구가 '총인구 수 대상' 1위, 전주 덕진구가 '5세 미만 영유아 대상'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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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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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와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최근 내놓은 '2018 전주시 지속가능지표 평가보고서'를 보면 전주의 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비교 대상인 서울과 울산의 2배에 달했다.

시는 이런 현상의 이유로 Δ동고서저의 분지형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기압 흐름 정체 Δ도시개발과 건축물 밀집으로 인한 바람길 차단 Δ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인한 인공열 증가와 대기질 악화 등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숲 조성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녹지를 확충해 열섬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어떻게 추진하나

천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의 공식 명칭은 '천만그루 가든시티 전주'다. 천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전주를 '정원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8년 동안 공공분야 600만 그루, 민간분야 400만 그루 등 총 1000만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기본 골격이다.

시는 우선 이를 뒷받침을 할 제도적 장치 등을 만들기로 했다.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추진협의회와 시민협의회를 꾸리는 등 추진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모두 나무를 심는 것은 아니다. 꽃도 식재 대상에 포함된다. 어떤 나무와 어떤 꽃을 어떤 비율로 심을 것인지는 오는 10월쯤 확정될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알 수 있다.

나무심기는 미세먼지대응총괄추진단 산하 천만그루나무심기단 주도 아래 공공분야와 민간분야로 나뉘어 추진된다.

◇공공분야 600만 그루

공공분야는 시가 각 부서별로 추진하는 사업들이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전주역 앞 첫마중길이 끝나는 덕진구 우아동 명주골네거리에서 완산구 평화동 꽃밭정이네거리까지 백제대로에 도시 바람길 숲을 조성할 사업도 그 중 하나다.

시는 이 구간 양쪽 인도에 있는 보도블록 일부를 걷어내고 나무와 꽃을 심어 왕복 15.2㎞의 바람길 숲을 만들기로 했다. 국비 41억원과 시비 41억원 등 총 8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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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2017년 1월30일 촬영)/뉴스1 DB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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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분야 사업에는 이 사업을 포함해 가로숲 조성으로 400만 그루를 심는 것을 포함해 Δ공원 특색화 추진 30만 그루 Δ산림 테마 숲 조성 70만 그루 Δ그린스쿨 조성 90만 그루 Δ혁신도시 등 공공기관 청사 녹화 및 참여숲 조성 90만 그루 심기가 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청사 녹화와 관련, 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관이 철제 담장을 만들었는데, 예를 들어 장미나 넝쿨로 담장에 옷을 입히면 녹지 조성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분야 400만 그루

민간분야는 시민 1인 1그루 나무심기 운동이 대표적이다. 60만 그루로 규모는 작지만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시는 강조했다.

이밖에 Δ옥상·벽면 녹화 운동 40만 그루 Δ기업·단체 참여 숲 조성 100만 그루 Δ택지개발·건축 인허가 시 조경 면적 확대 200만 그루 등이 있다.

택지개발이나 각종 건축 행위는 그동안 녹지를 훼손하는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는 점에서 기대만큼 조경 면적 확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시민들 적극적 참여가 관건"

김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 해소를 위한 가든시티 추진을 환경 분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민선7기 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천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에 첫 결재를 했다.

미세먼지와 열섬을 잡아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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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자리에서 '천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 구상을 밝히고 있는 김승수 전주시장/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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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이 프로젝트의 성패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민간분야 다른 파트의 참여 동력이 되고 이는 다시 국비 등 공공분야 재원 마련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이를 위해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결재를 한 사업은 천만그루 나무심기"라면서 "천만그루 나무심기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책 중 하나이고, 전주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열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대책의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주를 호수와 공원을 포함하는 하나의 큰 정원으로 만들겠다"면서 "나무심기는 혁신도시 기관들, 전북도, 학교, 기업, 재경 향우회는 물론이고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폭염 취약성 지수 1위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단 전주. 8년간의 천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로 이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ellot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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