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26%↑-시금치 109%↑…신선채소 가격 폭등
"폭염 기세 꺾이기 전까지는 인상 흐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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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이정현 기자 = "장보기가 겁나요."
결혼 3년차 주부 박모씨(38)는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에 외출하는 일도 그렇지만, 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는 '공포' 그 자체다.
어린아이와 남편, 세 가족이 생활하며 드는 평균 한 달 식비는 25만원 남짓. 넉넉지는 않지만, 가끔 외식도 즐기며 부족하지 않은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물가가 치솟으면서 근심이 늘었다.
몇 개 집어 담지 않아도 계획된 지출 금액을 훌쩍 넘어버리는 '폭염 물가'에 이제 외식은 꿈도 못 꿀 형편이라고 얘기한다.
박씨는 "한 번 장을 보면 10만원 남짓을 쓰는데, 그럭저럭 필요한 것은 다 살 수 있었다"며 "지금은 줄이고 줄여도 무조건 15만원이 훌쩍 넘어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아직 어려 필수 품목들은 살 수밖에 없는데, 이 비용은 줄일 수 없으니 식비 관련 지출을 줄이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연일 찌는 듯한 폭염에 식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한낮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밭작물도 타들어 가는 등 공급이 원활치 않은 탓에 가격 인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청주육거리종합시장과 농협충북유통에서 거래되는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격(2일 기준)은 7660원이다.
폭염이 시작되기 불과 한 달 전(3390원)보다 무려 4270원(126%)이나 올랐다. 평년 수준(3406원)과 비교해도 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양배추(1포기)도 2740원→6980원(155%), 시금치(1㎏) 4975원→1만400원(109%), 적상추(4㎏) 820원→1105원(35%), 대파(1㎏) 1570원→2240원(43%)으로 올랐다.
고추 가격 인상 폭도 심상치 않다.
홍고추 생산지인 괴산군 농산물유통센터 홍고추 시장에서 현재 거래되는 고추가격(3일 기준)은 ㎏당 평균 42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50원보다 2000원(88.8%)이나 뛰었다.
곡물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전 세계가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면서 밀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밀 생산량이 1.7% 감소하는 반면, 소비량은 1.1%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올해 하반기 밀 가격 상승을 전망했다.
농협충북유통 관계자는 "폭염 기세가 한풀 꺾여 당장 산지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는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oldog7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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