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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WiFi카페] 홈페이지 검색 어뷰징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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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얼마 전부터 네이버 검색 결과에 저희 홈페이지가 나오는 빈도가 줄어든 것 같아요. 그런데 지인 통해 알게 된 업체가 저희 홈페이지를 네이버 검색 결과 상위로 올려주겠다고 하네요.”

웹마스터를 하는 어느 지인이 질문을 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두 가지 질문이었습니다. ‘우리 홈페이지 네이버 검색이 예전보다 안되는 것 같다’, ‘네이버 검색 결과 상위로 올려주겠다는 마케팅 업체들의 서비스를 이용해볼 필요가 있는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이버 검색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보다 홈페이지 검색 순위가 떨어지신 분이 분명 있습니다.

이데일리

◇네이버 검색 기술의 발달이 내 홈페이지엔 ‘악영향’일 수도 있다고?

최근까지도 네이버는 자사 블로그와 카페, 지식인에 올라온 콘텐츠를 위주로 검색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외부 웹사이트는 하단에 위치하곤 했습니다. 그나마 네이버 ‘사이트 등록’을 했다면 홈페이지도 네이버 검색에 반영됐습니다. 지금도 ‘웹마스터 도구’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 검색 등록을 합니다.

네이버가 ‘가두리양식장’ 식의 검색 사업을 했던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2000년대 한국어 콘텐츠가 너무 적었다는 점, 그 한국어 콘텐츠를 찾아서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할 만큼 네이버의 검색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데 있습니다.

이 전략은 성공했고 네이버는 PC·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 70%의 절대 강자가 됩니다. 구글도 힘을 못 썼지요.

그런데 이 ‘가두리양식장’ 전략을 네이버가 버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폭넓은 사이트에서 다양한 정보를 가져오는 구글과의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두리양식장’ 전략에는 한계가 생겼던 것이지요.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 검색하는 빈도도 늘었고요. 자기네 데이터베이스(DB)를 고집했다가는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졌습니다.

더욱이 블로그와 지식인 정보가 예전 만큼 신뢰를 주지 못한 점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어느샌가 블로그나 카페, 지식인 정보 중 상당수가 ‘홍보성’이 된 것이지요. 네이버는 이들을 걸러내고 양질의 정보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전문가 콘텐츠가 필요했습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검색 기술의 향상입니다. 네이버의 검색 로봇이 외부 페이지도 알아서 수집해서 사용자에 필요한 빈도 순으로 정렬할 수 있게 됐다고나 할까요? 정확히 말하면 외부 정보 데이터를 갖고도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에 근사하게 나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컨대 ‘에버랜드 주차장’을 검색했을 때 기존에는 에버랜드 홈페이지를 떡하니 검색 결과로 내놓거나, 에버랜드 주차장 이용 후기가 적힌 블로그가 검색됐지요. 그런데 최근 검색 기술 발달로 에버랜드 주차장의 위치 혹은 예약 페이지가 바로 검색 결과에 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웹과 사이트’의 통합입니다. 검색 카테고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웹사이트’로 나옵니다. 웹은 인터넷 외부 홈페이지의 웹페이지를, 사이트는 네이버에 등록됐던 사이트가 검색 결과로 나옵니다. 검색 기술이 발전하면서 굳이 웹페이지와 사이트 검색을 구분할 필요가 적어진 것이지요.

이런 통합으로 득을 본 이들이 있습니다. 꾸준히 전문 콘텐츠를 쌓아왔던 사이트이죠.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손해를 본 이들도 있습니다. 네이버에 사이트 등록을 하고 마냥 기다려왔던 분들입니다. 사이트를 오픈했다고 해서 네이버의 검색 로봇이 다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러다보니 네이버가 자신들의 검색 광고 매출을 위해 ‘사이트 등록’을 없앤 것 아니냐는 성토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마케팅 업체를 써보면 어떨까

고객사로부터 돈을 받고 검색 순위 상단에 올려주려는 마케팅 업체와 이를 막으려는 검색엔진 간의 대결은 끝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네이버 뿐만 아니라 구글한테서도 이런 마케팅 업체들은 골치이기도 합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지요.

검색 결과에 맞춰 홈페이지를 구성하고 때로는 편법적인 방법을 쓰는 것을 해외에서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이라고 합니다. ‘서치앤진랜드’라는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6년에만 SEO 시장이 650억달러(약 73조원)로 추산됐습니다. 올해는 720억달러, 2020년에는 79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수요가 높다는 얘기지요.

이런 어뷰저와 포털과의 ‘창과 방패’ 게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강력한 방패를 포털에서 내놓아 기존 어뷰징을 막으면 마케팅 업체들은 이를 뚫을 수 있는 또다른 어뷰징 방법을 개발한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2016년부터 인공지능(AI) 방식이 도입되면서 블로그 마케팅 시장이 한바탕 난리가 난 적이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콘텐츠를 만든 블로거를 인공지능이 판별하고, 이를 검색에 우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 방식도 마케팅 업체들이 뚫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마케팅 업체들에 대한 의존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힘든 단점이 있습니다. 효과를 담보할 수 없는 점도 있습니다. 자칫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방해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정석적인 방법은 꾸준히 콘텐츠를 쌓고 고객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하는 것입니다. ‘꾸준함’이 정답이라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꾸준함을 검색엔진이 검색 결과에 반영해야 하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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