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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최저임금 인상]외식 자영업자들의 절규 "인건비 홀라당…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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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책정
외식 자영업자 "폐업 말고는 답이 없다" 울분 토해
내수 '바로미터' 외식산업 경기지표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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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진입로에서 민주노총 소속 관계자들이 최저임금법 폐기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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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제 진짜 폐업 말고는 답이 없어요. 지금 매월 지출되는 인건비가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하면 50%나 넘게 증가했어요. 인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점심 장사가 하루 매출의 90%를 차지하다보니 직원을 줄일 수는 없고, 자꾸만 적자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버는 족족 인건비로 홀라당 나가겠죠."(여의도 A 한식당 사장 박 모씨)

"인건비만 문제가 아니에요. 곡류, 채소류, 수산물, 축산물 등 안 오른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임대료가 하락하기를 합니까. 폐업 밖에 답이 없어요."(종로 B 백반집 사장 최 모씨)

"20여년의 월급쟁이 생활을 끝내고 창업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직원 2명을 내보내고 평일, 휴일 안가리고 하루종일 일을 합니다. 그렇게 해도 한달에 200여만원만 제 손에 남습니다. 인건비가 더 올랐으니 이제 200만원도 못벌겠죠. 이럴바에는 다시 월급쟁이가 되는게 나을것 같아요. 누가 200만원 벌려고 하루종일 가게를 엽니까. 장사를 하면 최소한 500만원은 벌어야 하는건데…" (영등포 C 빵가게 사장 이 모씨)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책정하자 벼랑 끝에 몰릴대로 몰린 외식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내수의 '바로미터'인 외식산업 경기지표는 모든 부분에서 '악화일로'다.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또 인상되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이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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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 폐업한 한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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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최저임금 7530원이 적용되면서 6개월 동안 외식업 현장은 고용인원 감축, 업주의 직접 근로시간 연장 등으로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투현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체의 회식 감소, 연평균 5% 이상의 임대료 및 식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외식업주의 수익은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음식가격 인상, 종업원 감원, 업주 근로시간 연장, 폐업 결정 등 경영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최저임금 속도조절과 업종별 현실을 반영한 차등적용을 실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충무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출의 30% 이상이 직원 4명의 인건비로 나가는데, 내년에는 정말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면서 "임대료 비싼 이곳에서 인건비 상승은 재앙"이라고 하소연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우선 공약인 일자리 창출에 역행한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구로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최근 최저임금과 임대료 상승으로 2년동안 함께 일해왔던 직원을 2명 내보냈다. 그는 "와이프랑 어머니까지 나와서 하루종일 닭을 튀기고 배달을 하면서 가게를 운영중인데, 이대로라면 얼마 못 버틸 것 같다"며 "가맹본부도 나몰라라 하는데 정부는 더 나몰라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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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최 모씨 역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비출에 부담을 느껴 올해 들어 야간 아르바이트 직원 한명만 쓰고 거의 종일 일을 하는데도 손에 들어오는 돈은 작년에 비해 줄었다"면서 "새벽 2시가 다 되서야 퇴근을 하는데, 버틸 재간이 없어 폐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이달 초 발표한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외식업경기지수는 지난 5월 69.45로 집계됐다. 5개월 연속 동결이다. 외식업경기지수는 50~150을 기준으로 100이 초과하면 성장, 100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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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경기지수가 60 후반대 머무는 가장 큰 요인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분석된다. 외식산업연구원의 사업체 노동력 통계에 따르면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의 평균 전체 임금 총액은 168만원(2014년)에서 계속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207만원, 2월 204만원, 3월 1943만원으로 급증했다. 4월과 5월에도 1943만원이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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