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주52시간 시행 2주]"회식 줄고, 거래처 미팅도 점심에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첫 근무일인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이스트(East)에 근로시간 준수의 내용이 담긴 '9 to 6' 캠페인 문구가 게시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기업 영업직 김 대리는 퇴근 후 헬스장에서 '중량' 치는 재미에 빠졌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하루 걸러 하루 있던 회식이 사라져 '저녁 있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저녁 시간을 차지하던 거래처 미팅도 점심으로 옮겨 1~2시간 '바짝' 집중해서 끝낸다. 김 대리는 "일 할 때 제대로 하자는 분위기가 생기다 보니 업무 효율이 높아져 회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직장인들의 삶을 변화 시키고 있다. 업무 시간에는 업무에 '초'집중하고 퇴근 후엔 일에서 벗어나 여가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느는 추세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695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도 관련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4%가 ‘직장 내 회식 문화가 달라졌다’고 답했다. ‘회식 횟수 자체가 줄었다’고 답한 경우가 55.9%(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음주 보다는 식사 중심으로 끝낸다’(38.3%), ‘회식문화 개선 노력’(17.8%) 등 답변도 있었다.

다만 회식이 직장생활에 필요한지 질문에서는 세대·직급 차이가 드러났다. 사원급(60.5%)과 대리급(64.5%)은 ‘필요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과장급 이상부터는 ‘회식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평균 66.8%에 달했다. 세대별로도 20~30대 직장인은 61%가 ‘회식이 필요없다’고 응답했지만, 40~50대 중 68%는 ‘회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회식은 기본적으로 업무 목적이 아니므로 상사가 참석을 강제했더라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거래처 접대도 상사의 지시나 승인이 있어야 인정되며 자발적 접대는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
아시아경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첫 근무일인 지난 2일 서울 광화문네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퇴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퇴근 후 무엇을 하고 싶어할까.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직원 수 300인 이상의 기업에 재직하는 직장인 9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건강관리’가 첫번째로 꼽혔다. ‘운동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하고 싶다’는 직장인이 63.0%로 가장 많았다. 특히 미혼직장인 중 근무시간을 단축하면 ‘운동 등 건강관리를 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71.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62.4%)’는 응답자가 과반 이상으로 많았다. 직무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36.4%), 여행을 자주 다니고 싶다(33.8%),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인맥을 넓히고 싶다(22.1%) 등의 답변도 있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문재인 정부의 중점 추진 정책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습관적인 장시간 연장노동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다"며 "과로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