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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국제 핫이슈]트럼프, 나토동맹 '흔들기' 파문…메르켈·메이 공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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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회원국들 국방비 지출 GDP 4% 지출 주장

메르켈 향해선 "독일이 러시아 포로됐다" 공격

메이 총리에겐 "내 말 안 듣고 소프트 브렉시트 택해"

뉴시스

【브뤼셀=AP/뉴시스】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나토 정상회의가 다 끝나기도 전에 즉흥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유럽 회원국들을 밀어부쳐 국방비 증액의 '승리'를 거뒀다고 자랑한 트럼프는 곧장 영국으로 떠났다. 2018. 7. 12.


【서울=뉴시스】 이번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예상했던 대로 파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2014년 정상회의에서 2024년까지 국방 예산을 각국 GDP 대비 2% 수준으로 올리자고 합의했다. 현재 이 조항을 준수하는 회원국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에스토니아, 그리스, 폴란드 등 5개국 뿐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발언에서 국가들(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GDP의 2% 약속을 지키는 것 뿐 아니라 4%까지 증가시킬 것을 제안했다"고 확인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들이 더 많은 부담을 공유하고 이미 규정된 최소한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4% 지출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합의한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우리는 2%에 동의했다"면서 "따라서 거기에서 시작하자. 우리는 갈 길이 있고, 좋은 소식은 우리가 그것을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GDP의 4.81%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하지만 그 비율은 최근 몇 년 동안 줄어들었다. 지난해 미국은 3.57%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을 하기 전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조찬에선 독일을 "러시아의 포로"라고 비난했다.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조종당하고 있는 데다, 방위비 분담금 지출을 늘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트해 가스관 건설은 독일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키우는 부적절한 사업"이라며 "유럽의 부국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관 건설을 지원하고 있는데 미국이 유럽을 러시아로부터 방어하는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브뤼셀 도착 후 기자들에게 "독일이 러시아 영향력 아래 움직이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자신이 본래 동독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소련에 의해 통제되는 독일 지역의 삶을 경험한 나로선 현재 우리가 독일연방공화국으로 자유 통합된 사실에 언제나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만큼 우리의 정책을 우리 스스로가 정하고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고 나는 말할 수 있으며 이 점은 정말로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11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나토 정상회담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양자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7.12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양자회담에서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리는 (메르켈)총리와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는 독일과 엄청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메르켈 총리와 나란히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메르켈 총리가 "아주,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메르켈 총리에게 "엄청난 성공"을 한 것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또 미국과 독일 간 교역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포로' 발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발전, 이민 및 무역과 같은 큰 문제들을 논의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회담이 끝난 뒤에는 메르켈 총리와 독일이 러시아와 체결한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독일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이날 오전 발언에 대해선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된 발언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렇다, 우리는 그것(가스관)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에는 기자회견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자신의 지적과 독려에 부응해 각국 방위비를 국민총생산의 4%까지 증액 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국방비 지출을 GDP 4%까지 늘리는데 합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기자회견 후 따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GDP 2%를 국방비에 배정해야 한다는 기존 지침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에는 영국 런던에 도착해 테리사 메이 총리 부부와 만찬을 했다. 이어 영국 타블로이트 신문 더 선과 인터뷰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미래에 있을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죽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가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조언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그것(브렉시트)을 상당히 다르게 했을 것이다. 테리사 메이에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했지만, 그녀는 나에게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시스

【옥스퍼드셔=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부부가 12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셔 블레넘 궁전 앞에서 영국 방문 환영만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7.13.


이어 "그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갔고 그 결과는 매우 불행했다"고 강조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협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매우 나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임한 '브렉시트 강경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 대해선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2주 전 존슨 전 장관과 개인적인 저녁식사에서 존슨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브렉시트 협상을 했다면 아주 열심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그 어떠한 영국의 노력도 수익성 있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그들이 그 같은 협상을 한다면, 우리는 영국과 거래하는 대신 EU와 협상하게 되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 간 무역협상은 아마도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이 총리의 계획은 "불행히도 미국과의 무역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EU와 충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EU가 무역에서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그들을 엄중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메이 등)이 그것(소프트 브렉시트)을 한다면 미국과의 주요 무역관계가 끝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나는 지금 계속되고 있는 일이 매우 불행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너무 오래가고 있다. 알다시피, 너무 오래 걸리는 거래는 결코 좋은 거래가 아니다. 거래가 너무 오래 걸릴 때에는 절대로 잘 해결되지 않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가 무엇보다 2년 전 국민투표 결과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녀가 향하고 있는 협상은 국민들이 투표한 것과 매우 다른 것"이라며 "그것은 협상이 아니라 국민투표였다. 나는 지난 3일 동안 영국의 상황에 대해 듣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만난 티타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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