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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삼성이 20조원만 풀면…” 홍영표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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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금 기여도 낮다고 주장… “200만명에 1000만원” 퍼주기 언급

재계 “반기업 정서 부추기나”

동아일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사진)가 13일 “삼성그룹이 1, 2, 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짜서 오늘의 세계 1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작년에 60조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 원만 풀면 200만 명한테 1000만 원씩을 더 줄 수 있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의 주최로 열린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기업과 가계의 양극화 과정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20년 전의 삼성과 지금의 삼성은 어떤 모습인지 비교해봐야 한다”며 “1996년부터 2016년 사이 한국의 가계소득은 8.7% 줄어들지만 기업소득은 8.4% 늘어났다. 삼성 등 대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됐는데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찾아 보니 기업이 돈을 벌면 임금으로 나가는 정도를 말하는 ‘임금 소득 기여도’가 한국이 굉장히 낮다”고 했다. 대기업이 이익을 ‘독식’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주장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최근 고용쇼크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에는 소홀한 채 건설·토건 사회간접자본(SOC)에만 집중했다”며 과거 정부로 책임을 돌렸다.

정치권에선 여당 원내 사령탑이 삼성 등 대기업을 잇달아 비판하고 나선 것이 일자리 창출과 규제 혁신을 위해 기업 애로 해소를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와는 엇갈린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노동계 출신인 홍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경제정책 선회 움직임에 진보 진영의 반발이 확산되자 ‘지지층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경제계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가계소득 비중이 늘고 있는 반면 기업소득 비중은 하락하고 있다”며 “여러 원인이 작용한 거시지표를 특정 기업을 비난하는 데 동원하며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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