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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사설] 의회주의자 문희상에게 국회 정상화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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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13일 새 의장에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을, 부의장에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과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을 선출함으로써 의장단 구성을 완료했다. 지난 5월 28일 상반기 국회를 마친 뒤 46일 만에 열린 본회의였는데 6·13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12명 의원의 신고식도 열리는 등 모처럼 정상화됐다. 여야 간 의장단과 상임위 배분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느라 한 달 반가량 입법부 공백 사태를 빚었으니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1992년 14대부터 입문한 6선 의원으로 자타로부터 공인받는 의회주의자다. 겉은 장비지만 속은 조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투박한 외모와 달리 남다른 정치 감각과 뛰어난 조정 능력을 갖고 있다. 포용의 리더십에다 특유의 친화력도 있어 대표적인 통합형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문 의장은 어제 수락 연설에서 국회가 살아 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살았다며 국회의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곳은 딱 하나 국회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 후반기 2년은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가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했는데 현시점에서 정치권과 국회에 국민이 가장 원하는 대목을 딱 짚어낸 것이라고 본다. 현 국회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으로 다수 의석을 갖고는 있지만 과반수에 도달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러 야당과 공존해야 하는 다당제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당제에서 협치는 문 의장의 표현처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항상 실천해야 한다.

늑장 출범한 20대 후반기 국회에는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대법관 후보자 3인과 경찰청장 내정자 인사청문회부터 당장 치러야 한다. 이미 발의돼 계류 상태인 민생법안은 1만건을 웃돈다. 부동산 보유세 개편을 담은 세법 개정안이나 정부가 제출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국민의 생활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규제 개혁을 위한 법안 처리에도 고삐를 조여야 한다. 여론의 질타를 받은 국회 특별활동비 폐지도 속히 처리해야 할 과제다. 문 의장의 말대로 20대 후반기 국회에서는 타협과 협치를 바탕으로 의회주의가 만발하기를 기대한다. 2년 후 그런 평가를 꼭 받아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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