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IF] 전염병에 끄떡없는 야생 바나나 種 발견… 다섯 그루 남아 보존 시급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바나나의 멸종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되는 야생 바나나 종(種)이 발견됐다. 전 세계 바나나 농장을 휩쓴 치명적인 전염병에도 끄떡없는 야생 바나나가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이 바나나는 단 다섯 그루만 남아 있어 종 보존이 시급한 상황이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 리처드 앨런 박사 연구팀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마다가스카르섬에서 가뭄이나 각종 전염병에 태생적으로 저항력을 갖춘 야생 바나나를 발견했다"며 "이들 바나나는 농작물을 숙주로 한 전염병인 파나마병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전염병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마다가스카르 야생 바나나. /큐 왕립식물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나마병은 바나나가 푸사리움 곰팡이에 감염돼 시드는 병이다. 1950년대 푸사리움 곰팡이가 창궐하면서 그로미셸 품종이 사라졌다. 농장에서 재배하는 바나나는 야생종과 달리 씨앗으로 번식하지 않고 뿌리줄기를 잘라 옮겨 심는다. 즉 모든 바나나가 유전적으로 한 개체인 셈이다.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진 생물은 치명적인 질병 하나로 일시에 멸종 위기로 몰릴 수밖에 없다. 한 나무가 병균의 공격을 받으면 모든 바나나가 피해를 보기 쉽다. 현재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캐번디시 품종은 1950년대 창궐한 파나마병에서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캐번디시도 1990년 대만에서 창궐한 새로운 파나마병으로 절멸 위기에 처해 있다.

앨런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바나나는 대륙과 떨어진 마다가스카르섬에서 오랜 기간 진화하면서 전염병에 대한 내성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바나나 발견 지역이 숲 가장자리여서 불에 타거나 동물의 피해를 받을 우려가 큰 만큼 하루빨리 보존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마다가스카르 바나나는 씨가 들어 있어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종교배를 통해 맛있으면서 병에 강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