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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경찰 "잠실야구장 '현대판 노예', 노동착취다" 檢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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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분리수가 강요하고, 비시즌에는 하루 3~5만원 지급

장애인 수당까지 빼돌린 친형도 입건해 송치

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경찰은 서울 잠실야구장 주변에서 수년 동안 이어져온 이른바 '현대판 노예' 사건이 노동착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A(53)씨를 입건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인 소개로 만난 이성호(60·가명)씨에게 지난 2012년 9월부터 자주 욕설을 하며 잠실야구장 주변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일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잠실야구장 옆 쓰레기장 컨테이너박스에서 살던 이씨에게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용기 등을 분리수거 하도록 강요하고,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 시즌 기간에는 매달 70여만원, 비 시즌에는 일주일에 3~5만원씩 지급한 것.

경찰은 아울러 이씨가 그나마 벌었던 돈과 장애인 수당까지 빼돌린 큰형을 함께 붙잡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씨의 큰형은 2006년부터 지난 3월까지 이씨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수당, 어렵게 모은 돈 8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돈이 필요해서 동생의 돈을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노동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예금과 수급비 등이 다시 이씨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 장애인센터는 이씨가 인권침해를 당해온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3월 긴급구조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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