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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판매 금지된 ‘발사르탄 고혈압약’…“다른 약으로 바꿔 복용해도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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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하 NDMA)’이 검출된 ‘발사르탄’ 성분 원료의 국내 수입을 중지하고, 해당 원료를 사용한 115개 고혈압 약의 국내 판매를 금지하면서 국내 고혈압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0일 의약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병원과 약국을 중심으로 복용 중인 약의 성분과 약을 교체해야 하는 지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매일 꾸준히 복용하는 약을 하루 아침에 다른 성분으로 바꿔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광제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번 중국산 원료로 인해 문제가 된 발사르탄 외에 동일한 작용기전의 약이 7~8개가 있어 대체가 가능하다”며 “환자들은 판매 중지된 의약품 목록을 확인하고 병원을 찾아 다른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조선DB



발사르탄은 국내에서 연간 900억원 규모가 처방되는 혈압 강하용 의약성분이다. 이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노바티스의 ‘디오반(발사르탄)’으로 2012년 특허가 풀리면서 국내에 발사르탄과 암로디핀 성분을 더한 복합제 등 복제약이 총 571개가 있다.

고혈압 치료제는 약물이 몸 속에서 작용하는 원리에 따라 △안지오텐신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칼슘채널길항제(CCB)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ACE) △베타차단제(BB)로 분류한다.

이 약물 계열들은 전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ARB계열 약 1조원, CCB 계열 약 3000억원, BB계열 약 1000억원, ACE 계열 약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발사르탄은 안지오텐신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으로 성분으로 ARB 시장에서 연간 900억원 규모가 처방된다. ARB 계열의 경우 우리 몸에서 혈관 수축을 돕는 ‘안지오텐신Ⅱ 수용체’를 차단하고,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알도스테론(aldosterone)’ 분비 작용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ARB 계열의 약은 모두 발사르탄과 사촌지간과 같아 교체 처방이 가능하다. ‘칸데사르탄’, ‘텔미사르탄’, ‘로사르탄’, ‘올메사르탄’, ‘피마사르탄’ 등 성분은 발사르탄과 동일한 기전을 가지면 화합물 구조도 비슷해 환자가 약을 바꿔 복용 시 다른 이상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또 이번 식약처에서 판매금지한 발사르탄 성분은 국내에 허가된 전체 발사르탄 성분 약의 38% 수준으로 중국 업체의 원료를 쓰지 않은 제품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성분을 바꾸기 불안한 환자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원료가 다른 동일 성분 약으로 처방 받을 수도 있다.

이 교수는 “환자가 임의로 복용 중단했을 때 3일이나 1주일 정도 혈압이 급격히 오르지는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다만 환자마다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중지 후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매 중지 조치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지난 6일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특정 원료에서 NDMA를 검출하고 세계 보건당국에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데 따른 것이다. 식약처는 해당 안전성 서한에 따라 제지앙화하이로부터 국내 원료 수입사실을 확인해 국내 제품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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