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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안철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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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다시 소환하지 않으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조선일보

지난달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진로를 고심해 왔던 바른미래당 안철수〈사진〉 전 대표가 9일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이 다시 소환하지 않는다면 정치 일선에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정계 은퇴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정치를 떠나 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독일 연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에 출마하며 정치에 뛰어든 지 6년 만에 정치 전면에서 퇴장하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빠른 시간 안에 나를 다시 불러들이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민이 나를 다시 부르지 않는다면 정치권에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정계 은퇴로 못 박을 일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국민의 부름을 받고 정치를 시작했던 안 전 대표로서는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얘기"라고 했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정계 은퇴 요구에 대해 "정계 은퇴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안 하겠다고 우겨도 안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에도 국민의 요구로 나온 것처럼 국민이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그게 정계 은퇴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치 일선을 떠나는 의미 등을 밝힐 예정이다. 한 측근은 "안 전 대표가 독일 등에서 혁신 경제와 안보 문제에 대해 공부하려 한다"며 "한두 달 안에 출국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를 시작하고 5년 10개월이 지났지만 그동안 제대로 복기해본 일이 없다"며 "이제는 시간을 갖고 나를 돌아볼 때가 됐다"고 했다.

안 전 대표가 시한을 두지 않고 떠나지만 "이르면 2020년 총선 즈음해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전 대표 측 인사는 "지금이야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고 있지만 내년 경기(景氣) 하락 등 앞을 장담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중도·보수 진영에서 안철수를 다시 찾을 날이 1~2년 안에 분명히 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안 전 대표가 장기 출국길에 오르면 향후 야권발(發) 정계 개편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정계 개편 흐름을 거역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현행 선거 제도가 계속되는 한 다당제를 지키기는 어려워질 것인 만큼 정치를 떠나 있는 동안 다당제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공백으로 바른미래당 당권 경쟁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안 전 대표는 2012년 9월 무소속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13년 4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독자 노선 창당을 추진하다가 2014년 3월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며 민주당과 합당했다.

하지만 2015년 12월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2016년 총선 때 녹색 바람을 일으키며 38석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3위에 그쳤다. 올해 2월 유승민 대표가 이끌던 바른정당과 합당한 뒤 6·13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고배를 들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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