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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간, 90% 망가져도 자각 못해…간염보유자 6개월 한번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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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초기 증상은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되면 체중 감소와 전신쇠약, 심한 통증 등 증상 보여

간암의 원인은 B형 간염바이러스 72%, C형 간염바이러스 12% 알코올 9%순

B형 간염 보유자는 비보유자의 30~200배 발생률 높으며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로 바이러스 증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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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침묵의 장기’ 간은 90%가 망가져도 환자가 자각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발병 초기에 특별히 나타나는 증상이 없으며, 간암이 진행될 경우 복부에 통증, 불쾌감, 팽만감이 생긴다. 또한 체중이 감소하고 전신 쇠약감, 식욕감퇴 등의 증상을 보인다. 때로는 간헐적으로 바늘에 찔리는 듯한 통증이 간 부위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간암 환자의 80~90%가 간경변증을 거쳐 암이 발생하는데 심한 황달 소견을 보이는 환자는 간기능이 저하해 치료선택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고위험군 환자는 평소 정기적 혈액 및 영상검사로 간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간암 진단 당시 간경변증이 없고 전신상태가 좋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특히 초기 간암은 간이식, 간절제, 국소요법 등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간염 조절 못하면 간암으로 발전

간질환은 술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한간암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간암의 원인은 B형 간염 바이러스 72%, C형 간염 바이러스 12%, 알코올 9% 순이었다. 간질환은 혈액검사 중 간 관련 효소 수치의 이상이 있거나 간염 바이러스 양성, 복부 초음파검사나 CT검사 등 영상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될 때 진단한다. 간질환은 그 원인이 교정되지 않는다면 간염에서 간경변증, 간암 순서로 발전한다. 장정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간담췌암센터 교수(소화기내과)는 “B형 간염 보유자는 비보유자보다 간암 발생률이 최대 200배까지 높으므로, B형 간염 보유자는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제 등으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간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와 혈액 내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암을 처음 진단 받을 때 3분의 1 이상의 환자들은 암이 간 문맥(위장관과 비장에서 나온 혈액이 간으로 들어가는 혈관으로 소화관에서 흡수한 영양분을 간으로 실어나르며 간동맥과 함께 간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기관)을 침범했거나 간 외 전이가 이미 발생한 진행성 간암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다. 최근 간암의 치료 성적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복수·황달·통증 등의 증상이 생긴 이후 병원을 찾고 진행성 간암으로 진단 받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진행성 간암의 무서운 특징인 간 문맥 침범은 종양을 주변으로 확산하거나 전이를 유발할 수 있고 간기능을 떨어뜨려 치료를 어렵게 한다. 이럴 경우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해 사망할 확률이 높다.

◇다학제 대면진료로 치료 성적 높여

이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간담췌암센터는 치료가 까다로운 진행성 간암을 포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학제 대면진료를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다학제 대면진료는 진단과 치료에 관련한 여러 임상결과를 전문의와 환자가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해 치료법을 결정, 제공한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계획을 찾아 환자에게 진단과 병기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고, 환자와 보호자는 치료와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한다. 간이식은 간암 치료법 중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간암 환자의 간을 모두 떼어내고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는 것이다. 공여자가 뇌사자인 경우는 전체 간을 이식하고 공여자가 가족친지에 의해 생체간이식으로 진행할 때에는 주로 우엽을 떼서 이식한다.

간암 환자가 간 이식을 받으면 암과 더불어 간경변증을 동시에 치료하는 장점이 있다. 간암 환자의 80~90%가 간경변증에 의해 암이 생기기 때문에, 암 치료를 받더라도 간경변증의 악화로 인한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한 간암 환자들은 대부분 B·C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종양을 효과적으로 절제 하더라도 남은 간에서 또 다른 암이 발생할 수 있다.

1990년대 초까지는 간암 환자가 간 이식을 받아도 5년 생존율이 30~40% 이하로 낮았다. 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낮은 간암, 즉 간암이 한 개인 경우 직경이 5cm 이하, 간암이 3개 이내면서 직경이 3cm 이하의 간암 환자를 선택적으로 간이식을 시행, 5년 생존율이 85%까지 증가했다. 간암에서도 위치와 크기에 따라 복강경 간 절제수술도 시행한다. 이 수술은 상처가 작아 개복수술에 비해 회복속도가 월등히 빨라 수술 후 후유증이 현저히 감소하고 입원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유영경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최근에는 복부에 한 개의 수술 구멍만을 이용하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간절제에 도입해 더욱 수술상처가 작아 간경변증을 가진 환자의 회복에 유리하다”며 “비록 선정된 환자들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단일통로 복강경 간절제 수술 후 3년 생존율은 90% 이상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평소 간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간경변증이 생길 수 있는 요인을 막아야 한다. 간염의 예방접종 및 치료와 더불어 정기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B형 간염의 경우 국가 예방접종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40대 중반 이후 유병률이 높다. 지속적인 간의 염증상태, 간암의 전단계인 간경변증, 비정상적인 성생활, 지속적인 과음과 흡연,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물의 오남용, 과로 등은 직간접적으로 간 건강을 해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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