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의 모습은 현재 기금운용본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란 지적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최고 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이 1년가량 공석인 가운데 직무대리였던 조인식 해외증권실장마저 물러난 것이다.
여기에 투자 부문의 핵심인 국내 주식 운용을 책임지는 주식운용실장은 지난 3일 발표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 경위에 대한 내부 감사 결과에 따라 해임됐다.
역시 1년째 공석인 해외대체실장까지 실장급 이상 인사 9명 가운데 네 자리가 공석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를 문제 삼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이 같은 대규모 공석 사태가 이달 중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두고 '코드 인사'를 찾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중간 간부와 실무진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선봉장 역할을 해 온 고성원 기금운용본부 뉴욕사무소장도 최근 사표를 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직 정원 278명 중 32명이 비어 있는 상황이다.
전주로 이전한 이후 2016년에 30명, 2017년이 27명이 사표를 냈고 올 들어서도 20명 정도가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우수한 인력들이 업계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으며 전주에 내려와 일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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