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치앙라이의 탐 루앙 동굴에 갇혔던 소년 축구팀이 '기적의 생환'을 계속했다. 9일(현지시간) 재개된 구조작업에선 4명의 생존자가 추가로 동굴을 빠져나와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를 진두 지휘한 태국 네이비실은 이날 "4명의 소년이 구조돼 총 8명이 생환했다"고 확인했다. 앞서 전날 4명이 1차로 빠져나온 동굴 안에는 이제 소년 4명과 코치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장 지휘자인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기자들에게 “물과 시간이 구조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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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구조대원들이 태국 치앙라이 동굴에서 16일 만에 구조된 소년을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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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진행된 1차 구조작업에선 구조대원들이 동굴로 출발한 지 9시간 여 만인 오후 5시 40분 첫 번째 생존자인 몽꼰 분삐암(14)이 동굴 입구에서 걸어 나왔다. 이어 5시 50분, 7시 40분과 50분에 구조대와 함께 3명의 소년이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무 빠(야생 멧돼지라는 뜻의 태국어)’라는 이름의 축구클럽에 소속된 12명의 소년들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이 동굴에 놀러 갔다가 폭우로 고립됐다. 열흘 만인 지난 3일 구조대에 의해 생존이 확인됐으나 동굴 안이 물로 가득 차 있어 구조 작업은 8일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구조 당국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3~4일 내에 전원 구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영과 잠수, 걷기에 등반까지 필요한 난코스”
탈출 작전은 잠수 전문가 2명에 소년 1명의 3인 1조로 진행됐다. 잠수복 차림의 소년들은 얼굴 전체를 덮는 마스크 모양의 호흡기를 착용하고, 앞쪽 구조대원과 로프로 몸을 연결했다. 소년의 산소통은 앞쪽 구조대원이 들었다. 다른 구조대원이 소년의 뒤를 따랐다.
그간의 물 빼기 작업으로 동굴 안 수위는 조금 낮아졌지만, 동굴 내 침수 구역은 아직까지도 네 구간, 약 1.7km 거리에 달한다. 특히 소년들이 머물던 공간에서 이어지는 첫 1km가 가장 난코스다. 또 일부 구간은 동굴의 폭이 60cm 정도밖에 안 돼 구조대원이 산소통을 매단 채 통과하기 비좁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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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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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먼저 데리고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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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태국 치앙라이 동굴 인근에 구급차 2대가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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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테슬라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9일 태국 소년들을 구조하기 위해 ‘소형 잠수함’을 시험 가동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 소형 잠수함은 유선형의 금속 재질 원통에 수중 호흡을 위한 공기통 등을 부착한 장치로, 길이는 2m 정도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터널 굴착업체 대변인은 AP통신에 “태국 정부로부터 소형 잠수함 제공을 요청받았다. 아이들이 좁고 물이 찬 통로를 빠져나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희·강혜란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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