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e갤러리] 찢은 파도 붙인 모래…민준기 '다시 적는 생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8년 작

한지 덧댄 사진이미지 찢어 캔버스에 조합

기억 재생해 얻은 풍경…경계 없앤 콜라주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고즈넉한 바다풍경. 은은한 색과 선을 잘 살려낸 수채화처럼 보인다. 밀려드는 파도며 모래톱을 긁어대는 포말이 부드럽고 편안하다. 그런데 묘한 반전이 있다. 붓이 만든 화면이 아닌 거다. 경계를 기가 막히게 없앤 한지 콜라주다.

작가 민준기는 풍경을 ‘편집’한다. 한지에 인쇄한 사진이미지를 손으로 찢어 조각을 만들고 캔버스에 조합해 붙이는 방식이다. 감성을 자극한 찰나는 카메라에 담았으니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까지 넘본 셈이다.

연작 ‘다시 적는 생활’(Re-composed·2018)이 잡아낸 배경은 작가의 기억을 재생해 얻은 것이다. 덕분에 구김을 감추지 않는 입체감, 소멸을 부인하지 않는 희미함은 실이 아닌 득이 됐다. “그리는 게 아닌 적는 마음”이었다고 하니 풍경보단 차라리 기억을 편집했다는 게 맞을 듯하다.

19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메이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다시 적는 생활’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한지콜라주·혼합매체. 97×130㎝. 작가 소장. 메이크갤러리 제공.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