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난민 문제에 타협점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난민 처리를 맡게 될 난민통제센터 설립 등 주요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프랑스는 난민 문제에 관한 한 최전선에 있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포퓰리스트 정권이 들어선 이탈리아가 최근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스 호를 내쳤을 때 마크롱 대통령은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을 "냉소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프랑스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난민구조 선박에 다른 항구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항구를 개방하고 프랑스 국경과 인접한 이탈리아 북서부 벤티미글리아에 머물고 있는 리비아 출신 난민들을 되돌려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2015년 난민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난민 정책을 놓고 애증이 엇갈리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당시 무려 100만 명의 시리아 및 중동 지역 난민들이 전쟁을 피해 유럽으로 몰려들었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전 총리는 "난민 문제가 불거진 초기부터 프랑스는 지중해를 건너오는 난민을 수용하는 문제에 주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며 "2011년 리비아 사태 군사 개입 이후 프랑스에 난민 문제는 결코 쉬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결과적으로 유럽에서 난민 문제에 관한 한 신뢰도 낮은 국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난민 구조선의 구조 활동 [EPA=연합뉴스] |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내부에서 일고 있는 반(反)난민 정서를 인식하는 듯 전임자들과 같은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난민들을 이탈리아로 내몰기 위해 경찰을 국경으로 보내 숨바꼭질을 되풀이하고 있다.
프랑스는 3만 명의 난민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부터 수용하겠다는 2015년의 약속을 저버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유세 기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시리아 난민을 위해 독일 국경을 개방하기로 하자 이를 적극 환영했으나 정작 당선된 이후 입장을 바꿨다.
당선 후 6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세상의 모든 고통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모로코 출신 이민자들을 되돌려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올해 초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이 망명정책을 강화하고 그 절차를 신속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독일이 이민자 수용을 거부한 이후 독일에서 몰려든 이민자들이 프랑스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프랑스 관리들은 '의무'와 '연대' 사이에서 타당한 균형점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연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EU가 난민 문제 최전방에 선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받아들이고 있기는 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프랑스는 그 누구로부터라도 교훈을 얻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U 정상들은 당시 회담에서 난민들이 몰려들고 있고 망명 절차를 진행하는 최전방 회원국에 EU가 자금을 대는 난민통제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난민들이 처음으로 도착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내세워 난민통제센터를 만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 난민 등록센터 [DPA=연합뉴스] |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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