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방콕 호캉스] 제대로 된 럭셔리 `호캉스`…이 맛에 방콕 갑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쉐라톤 그랜드 스쿰윗 호텔 방콕

매일경제

[사진 제공 =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이 너무 싫을 때. 목소리 옥타브 높이지 않아도 편안히 대화할 수 있고, 사람 소리보다 새소리, 물소리 잘 들리는 곳이 좋다. 이렇다 보니 갈수록 여행도 조용한 곳, 남들 많이 안 가는 곳으로 골라 다니고만 싶어지는 거다. 그런데 '폭탄'을 맞았다. 여름에 방콕 여행이라니. 한국보다 더 덥고 습한, 게다가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관광대국의 대도시라니. 막상 가본 뒤 느낀 건 대박. 말도 안된다. 복잡하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않은 방콕이라니. 궁금하시다고. 그러면 따라오시라. 제대로 된 럭셔리 방콕 '호캉스' 코스다.

마음이 편안한 럭셔리 호텔

매일경제

[사진 제공 =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이번에 묵은 곳은 쉐라톤 그랜드 스쿰윗 호텔 방콕(Sheraton Grande Sukhumvit Hotel Bangkok). 2년 전 스타우드를 인수하고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이 된 '메리어트인터내셔널'에 속한 호텔이다. 메리어트는 '더 럭셔리 컬렉션(The Luxury Collection)'이라는 브랜드로 럭셔리 호텔을 모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호텔이 그중 하나다.

그동안 세계 곳곳의 럭셔리 호텔을 많이 경험해 봤다. 입구부터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골드로 장식한 호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영감을 투영해 만들었다는 호텔, 모델처럼 잘생기고 예쁜 직원들로 가득한 호텔 등. 모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화려하고 멋진 호텔들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마음이 편안했다. 럭셔리 호텔이지만 부담스럽게 화려하지 않고 차분한 기품이 있었다. 잘생기고 예쁜 직원보다 항상 미소와 친절함을 장착한 직원들로 가득했다. 말 한마디, 작은 서비스 하나에도 섬세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겉모습만 화려하게 치장한 호텔이 아니라 내실이 탄탄한 호텔, 어쩌면 이런 게 제대로 된 럭셔리가 아닌가 생각했다.

싱그러운 야외에서 달콤한 아침식사

쉐라톤 그랜드 스쿰윗 호텔의 첫째 장점은 위치다. 로비층에서 BTS 아속(Asok)역, 방콕 대표 쇼핑몰 중 하나인 터미널21 그리고 지하층에 대형 슈퍼마켓이 있는 로빈슨 백화점과 브리지로 바로 연결돼 있다. 셋 다 로비에서 1~2분 거리다. 교통도, 쇼핑도 이보다 편할 수 없다.

내가 묵은 객실은 30층 럭셔리룸. 이 호텔의 기본형 객실인데도 복도형 입구와 워크인 클로짓, 욕조와 샤워부스를 모두 갖춘 욕실, 사무공간을 겸한 널찍한 침실을 갖추고 있었다. 어메니티는 태국의 아로마테라피 브랜드 탄(Thann)의 제품, 청량한 레몬향이 나는 천연 비누와 샴푸가 갖춰져 있다. 창밖으론 큰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조식 레스토랑엔 3가지 선택지가 있다. 야외수영장 옆 레스토랑 더 살라(The Sala)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시니(Rossini's), 인터내셔널 뷔페 레스토랑 오키드 카페(Orchid Cafe). 이 호텔에 3박을 하면서 세 레스토랑 조식을 한 번씩 먹어 봤는데, 개인적으론 더 살라에서의 조식이 가장 마음에 든다. 야자수와 꽃나무가 많아 싱그러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아이들의 물장구 소리를 들으면서 먹는 망고와 수박은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혹시 아침부터 고기를 먹어야 기분이 좋은 '비프테리언'이라면 로시니에서의 조식을 추천한다. 아침부터 '치이이이익' 고기 굽는 소리를 들으며 눈앞에서 구워진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오키드 카페는 뷔페 레스토랑답게 아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차려진다. 태국식 국수부터 중동 음식, 인도 음식, 일본 음식, 한국의 김밥까지 있다. 가장 풍성한 조식을 즐길 수 있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에도 좋다.

로컬처럼 여행하는 법? "컨시어지에게 물어 봐"

매일경제

(왼쪽부터)아속역과 연결된 호텔. 방콕 대표 쇼핑몰인 터미널21과도 도보 1~2분 거리. 컨시어지에게 추천받을 수 있는 마하사왓 운하 마을 로컬 트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캉스가 좋아도 방콕까지 와서 바깥 구경 한번 하지 않으면 아쉽다.

하지만 방콕 대표 관광지인 왕궁이나 사원들은 이미 예전에 가봤고, 사람이 너무 많은 카오산로드는 별로 가고 싶지 않다. 이럴 때 호텔 컨시어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더 럭셔리 컬렉션에 속한 호텔들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쉐라톤 그랜드 스쿰윗 방콕에서는 5명의 컨시어지가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컨시어지들은 투숙객이 요청하는 여행 정보를 자세히 알려주고, 신뢰할 만한 여행사에 예약을 해주거나 교통편을 구해 주기도 한다. 이 호텔의 컨시어지 제임스에게 "아직 외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현지인들만 아는 좋은 곳을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마하사왓 운하 마을'을 자신 있게 추천했다.

마하사왓 운하?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과거 방콕에 자동차가 없을 때는 보트가 주 이동 수단이었어요. 그 당시에 생긴 운하 마을인데, 지금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요. 로컬들 사이에서도 요즘 막 알려지기 시작한 여행지예요." 제임스의 설명을 들으니 호기심이 커졌다.

그렇게 가게 된 마하사왓 운하 마을은 기대 이상이었다. 연꽃 농장에서 직접 연꽃을 꺾어 불단에 바치는 방식으로 연꽃잎을 접어 보는 체험, 태국 전통 쌀 과자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고 맛보는 체험, 하나하나 흥미롭고 즐거웠다. 투어 장소마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제임스가 아니었다면 방콕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절대 알 수 없었을 테다.

[방콕 = 고서령 여행+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