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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단독]설계사 특별수당, 월 보험료의 6배로 올린 메리츠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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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메리츠화재, 금감원의 사업비 검사기간 중 특별시책 등 600% 이상 제공…과당·출혈경쟁 우려]

메리츠화재가 이달부터 사람 대상의 장기보험(인보험) 판매 시 GA(법인대리점)에 지급하는 시책(특별수당)을 고객이 납입하는 월 보험료의 최소 6배 이상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시책이란 보험사들이 GA에 자사 보험상품 영업을 독려하기 위해 수수료 외에 별도로 지급하는 일종의 영업수당이다.

금융감독원이 시책을 비롯한 사업비 집행과 관련해 메리츠화재를 검사하던 중 발생, ‘간 큰’ 영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손해보험업계에 시책 과당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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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3개 손해보험사에 대해 사업비 집행 등을 현장검사 중이다. 사업비 집행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있지만 주로 GA에 제공하는 수수료와 시책이 적정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화재는 이달 들어 검사를 받던 중에 특별시책 등의 방식으로 GA에 제공하는 혜택을 크게 높였다. 메리츠화재가 GA에서 판매하는 인보험 전 상품에 지급하는 시책은 300%다. 시책이 300%라는 것은 GA 설계사가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판매하면 판매수수료 외에 보너스로 현금 30만원을 따로 지급한다는 의미다.

메리츠화재는 기본시책 300%에 더해 이달부터 일부 GA에 대해 추가로 특별시책 200%와 해외여행 경비까지 제공한다. 돈으로 환산하면 고객이 납입하는 월 보험료의 최소 600% 이상이다. 설계사가 메리츠화재의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판매하면 현금 50만원과 해외여행 경비를 최소 10만원 이상 지원받는다는 얘기다. 설계사로선 이왕이면 메리츠화재 상품을 파는 것이 유리한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도 시책을 크게 높여 손해보험업계에 과당경쟁을 유발했다. 통상 시책은 보험 판매에 도움이 되는 판촉물이나 해외여행 특전 등 현물을 지급하는데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자사 보험만 파는 GA인 사업가형 대리점을 도입하면서 기존 GA가 반발하자 현금시책을 한때 400%대까지 올렸다.

이후 금융당국이 시책을 200~300% 이상으로 책정하지 말라고 구두 권고하면서 메리츠화재는 시책을 200%로 낮췄다. 하지만 보험 신계약 비수기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인보험시장 1위를 노리면서 기습적으로 시책을 올린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시책은 300%로 금감원의 구두 권고를 준수하면서 특별시책을 추가했는데 결국 특별시책도 보험사의 비용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권고를 무시한 것”이라며 “파격적인 특별시책으로 GA에서 보험 판매가 메리츠화재로 쏠리자 다른 보험사도 특별시책을 부가하는 등 과당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가 시책을 올린 후 현대해상도 인보험 전 상품에 대한 시책은 350%를 유지하되 일정 판매기준을 달성하면 현물인 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책을 사실상 450%대로 높였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GA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시책을 올리며 ‘제살 깎아먹기’식 영업을 계속 하면 결국 피해는 선량한 가입자에게 돌아간다”며 “시책은 일종의 영업전략이라 각사가 역량에 따라 판단할 사안이지만 부작용 없이 적정한 선에서 제공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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