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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포트폴리오의 힘' 오뚜기, 대박 상품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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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진짜쫄면'으로 34년간 군림했던 '팔도비빔면'과 양강구도…진짬뽕·냉동피자·컵밥도 '깜짝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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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진짜쫄면'으로 팔도가 수십년 독식한 여름 계절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라면업계 2위인 오뚜기가 '이변'을 만들어낸 비결로는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가 꼽힌다. 49년간 식품 한 우물을 파면서 다각도로 쌓은 노하우가 시너지를 낸다는 평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름 계절면 시장은 지난 3월 오뚜기 '진짜쫄면' 출시 이후 기존 '팔도비빔면' 독점 구도에서 '진짜쫄면'과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쫄면은 '오뚜기 진짜쫄면'과 '풀무원 탱탱비빔쫄면'인데, 오뚜기 제품이 절대적인 인기다.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한데다 쫄면 특유의 면발을 잘 살렸다는 평가가 더해져 오뚜기 제품은 2개월여간 약 1400만개 판매됐다. 풀무원 탱탱비빔쫄면은 4월 한달 판매량이 170만개로, 오뚜기가 4배 이상 많이 팔렸다.

쫄면 인기에 주요 대형마트에서 팔도비빔면을 주축으로 한 비빔면 점유율은 축소됐다. 롯데마트에서 5~6월 여름 계절면 매출 중 쫄면 비중은 32.2%를 차지했다.이에 비빔면 매출 비중은 지난해 5~6월 84%에서 올해 50.9%로 축소됐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여름 계절면 매출의 83%를 차지했던 비빔면 비중이 올해 61%로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변으로 받아들인다. 팔도비빔면은 1984년 출시된 이후 수십년간 여름 계절면 시장에서 점유율 70%대를 유지해왔다. 삼양식품이 1991년 '열무비빔면'을, 농심이 2005년 '찰비빔면'을 내놓았지만 팔도비빔면 아성을 꺾진 못했다. 이후 출시된 막국수, 소바, 콩국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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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히트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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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깜짝 성과'로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농심이 '짜왕'으로 일군 중화풍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진짬뽕'으로 대박난 것, 2016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입소문만으로 700억 상품이 된 냉동피자, 1년만에 점유율 20%대로 성장한 컵밥·냉동밥 등 다양하다.

'소비자 입맛은 바뀌지 않는다'는 식품업계 통설을 비껴가는 셈이다. 업계는 오뚜기의 안정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비결을 찾는다. 오뚜기는 1969년 설립된 이후 49년간 식품 외길을 걸으며 건조·냉동식품, 소스, 유지류, 면류, 농수산가공품 등으로 사업부문을 다각화해 차곡차곡 내공을 쌓았다. 오뚜기가 1등인 제품만 카레, 케찹, 참기름, 식초, 당면, 국수, 미역 등 20여개다. 1등 제품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출시한 신제품들이 오뚜기의 신성장 동력이 되는 구조다. 오뚜기가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17년간 매년 매출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고수익 제품군의 시장지배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고수익 제품 이익이 가정간편식, 냉동식품 등 고성장 제품군의 기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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