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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콩쥐농부' 아세요(?)…문경 산골자락이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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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주(전북)=정혁수 기자 경제부 ] [유치원 교사 출신 소담 대표 이소희씨(30)…할머니들과 직접 캔 나물로 도시민 입맛 사로잡아]

-동양무술 소재로 한 체험프로그램 '대박'…연간 7000여명 찾아

-'해발 400m 서 '발도르프와 레지오 에밀리아교육' 기대 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소희 소담 대표는 밝은 성격에 매사 적극적이다. 지난 3일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농촌융복합(6차)산업 가업승계농 상품 품평회'에서 이 대표가 직접 생산한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3시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 국제회의장. '농촌융복합(6차)산업 가업승계농 상품 품평회'가 열린 이곳에 전국에서 온 42개 경영체 관계자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발효식품, 복숭아 가공식품, 쌀찐빵, 표고버섯, 장류가공제품, 유과세트, 구워먹는 떡, 울외장아찌, 블랙배리, 요거트, 한과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모두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젊은 농업 경영인들이 만들어 낸 '작품'들이다.

이날 품평회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 이소희씨(30·여)도 그중 한 명이다. 이씨의 공식직함은 가족농장 '청화원' 운영실장겸 '소담 대표'다. 부모님과 농장 '청화원'을 운영하고 있고, 소담 이라는 브랜드도 런칭한 '뚝심'의 소유자다.

이씨는 '콩쥐 농부'로 불리운다. 동화속 콩쥐 처럼 궂은 일도 척척, 마음씨도 고와 스스로에게 붙여준 '훈장'이다. 해발 400m가 넘는 산자락에서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나물 가공업으로, 또 아버지와 함께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억척 농부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그는 유치원 교사였다.

"대학진학때 유아교육과를 지원했어요. 적성에도 잘 맞았고 졸업후 서울에서 유치원 교사생활도 재미있었다. 독일 발도로프와 같은 자연학교를 통해 보다 많은 이들과 자연의 소중함을 나누고 싶어 귀농을 결심했다"

2014년 처음 귀농의사를 밝혔을 때만 해도 부모님은 반대했다. 시집갈 나이에 산골 오지로 들어오겠다는 딸이 도대체 이해가 안됐다. 하지만 야무진 사업 프로젝트에다 그 뜻이 너무 강해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게 없었다.

청화원은 오미자, 고사리, 취나물, 명이나물 등을 생산하는 유기농 단지인 동시에 체험농장과 현장실습교육장(WPL)로 유명하다. 규모는 1만2000평에 달한다. 각종 국빈연회장서 공식 만찬주 등으로 애용되는 '오미로제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청화원 오미자를 재료로 하고 있다.

이씨는 유치원 교사 경력을 십분 발휘해 청화원을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만들었다. 체험내내 아이들은 유기농 먹거리를 맛보고 엄마들은 경치좋은 숲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즐긴다.

동양무술에 정통한 아버지의 특기를 살려 전통무술체험 프로그램을 마련, 청소년들에 선보였다. 신나게 놀며 땀흘린 아이들에게 '전쟁식량'이라며 직접 캔 산나물로 만든 주먹밥을 꺼내 놓으면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이씨가 6차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농장 수익은 4배이상 높아졌다. 입소문을 타면서 연간 방문객도 7000명을 상회하고 있다.

6차산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씨는 "1차산업이 튼튼해야 6차산업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동네 할머니들과 함께 '소담'이란 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평소 할머니들이 정성껏 생산한 나물을 낮은 가격에 나물상인에 넘기는 걸 본 이씨는 산나물 판매자 역할을 자처했다. 할머니들과 취나물, 고사리, 다래순 등을 직접 말려 소포장 선물세트로 시장에 내놓아 짭짤한 수익도 올렸다.

성공한 6차산업인으로 주목받지만 이씨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잘 보전된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고, 그 땅에서 생산된 유기농 농산물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자연학교' 운영이 목표다.

이소희씨는 "지금 서울에서 문경까지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2021년 중부내륙고속철도가 완공되면 1시간이면 오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도시 아이들이 주말만큼은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자연놀이터를 잘 준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주(전북)=정혁수 기자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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