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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피자 한판에 전복 8마리…전국 유일의 '전복피자'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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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배영수 미스터피자 완도청해점주가 완도산 전복으로 만든 '전복피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미스터피자 완도청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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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한 판에 전복이 8개."

배영수(52) 미스터피자 완도 청해점주는 지난달 29일 완도산 전복을 토핑으로 얹은 전복피자를 선보였다. 피자 한 판 여덟 조각에 각각 한 마리씩 올라간 '전복이 가득한 피자'로 완도에서만 파는 지역 특화 메뉴다. 아직 주문량은 하루 서너판(1주일 평균) 정도로 많지 않다. 하지만 '완도에서는 라면을 끓일 때도 전복을 넣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복과 친숙한 완도 사람들에게 이만큼 어필한 것만 해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한다.

전복피자는 피자가게를 낸 지난 2015년 이후 줄곧 염두에 뒀다. "완도의 특산품인 전복으로 피자를 만들면 평범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성 있는 점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이 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올봄 완도 전복 가격은 공급과잉으로 역대 최저로 내려갔다. 배 점주는 "가격이 많이 내려가 고전 중인 완도 전복도 알릴 겸 론칭했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레시피는 가맹본부의 연구·개발팀에 의뢰해 받았다. 여기에 본인만의 노하우를 가미했다. 전복은 영양식이라 많이들 찾지만, 사실 특별히 구미가 당기는 식재료는 아니다. 그래서 전복과 어울리는 음식 궁합을 찾았다. 30여 년 동안 유통업에 종사하며 쌓은 인맥으로 전복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돼지고기를 추천했다. 배 점주는 "홍어삼합처럼 도우(밀가루 반죽) 위에 돼지 살코기를 깔고 기본 토핑을 한 후 다시 베이컨을 한장 더 얹고, 그 위에 전복을 통으로 올린다"고 했다. 전복은 내장을 제거해 버터를 발라 오픈에 살짝 익힌 후 피자를 구울 때 한 번 더 익힌다.

전복은 매일 오전 완도읍 수산물경매시장에서 조달해 당일 모두 소비한다. 1㎏에 25마리 크기의 전복을 구매하면 정상 사이즈 피자 4판을 만들 수 있어 적당하다. 전복이 남는 날은 집으로 가져가 라면에 넣거나 저녁 반찬용으로 소비한다. 냉동실에 들어간 전복은 아무래도 맛이 덜하기 때문이다.

식재료의 원가를 따져보면 남는 장사가 아닐 수도 있다. 1㎏ 25마리 크기의 전복은 현재 소비자가로 3만5000원~4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피자 한 판에 8마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복 가격만 1만2000원가량 된다. 배 점주는 "도우와 토핑, 돼지고기 등만 해도 식재료 가격이 2만원은 된다"고 했다. 레귤러 사이즈 전복피자가 2만7000원이니, 식재료 비중이 70%가 넘는 셈이다.

하지만 배 점주는 "당장 남는 장사는 아니지만, 언젠가 완도의 명물이 될 것을 기대하며 내놓은 메뉴"라며 "완도 사람들보다는 완도를 찾은 외지인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번 여름 휴가 시즌 얼마나 팔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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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만 파는 미스터피자 완도청해점의 전복피자 [사진 미스터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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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완도 전복은 가격이 급락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kg(10마리 기준)에 5만3236원(산지가 기준)에 거래된 완도 전복은 지난해 4만1809원으로 떨어졌으며, 지난 5월엔 3만2640원까지 내려갔다. 완도산 전복은 전국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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