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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美 군함, 대만해협 통과… 中 압박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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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구축함 2척 11년 만에 진입/G2 경제갈등, 군사대치로 비화 우려/대만, 규정 따라 군함 파견 동행 감시

미국 군함 두 척이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의 앞바다’인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미·중 양국의 경제갈등이 ‘군사적 대치’로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중국 압박용으로 ‘대만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8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지난 7일 오전 미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DDG-89)과 벤폴드(DDG-65)가 대만해협으로 들어와 북동쪽으로 항해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미국 측 군함이 대만해협 진입 전에 통보해왔고, 규정에 따라 전투기와 군함을 파견해 동행 감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공식적으로 11년 만이다. 미국의 이번 구축함 파견은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강력한 경고와 함께 무역전쟁을 개시했지만, 중국은 ‘결사항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또 기대했던 북·미 핵 협상도 중국의 개입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탓에 ‘대만카드’로 중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

대만 국방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DDG-89)과 벤폴드(DDG-65)가 대만해협으로 들어와 북동쪽으로 항해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항해 중인 머스틴함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은 대만과의 밀착 행보를 통해 중국을 압박해왔다. 미국은 대만여행법과 국방수권법 등을 통해 대만과의 고위인사 교류 및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동의해왔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많은 전문가가 예견한 바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지난 6일 사설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 대립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중국이 굴하지 않으면 다른 수단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외교군사 수단을 강화해 대만 문제와 동중국해, 남중국해 문제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도 예상된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몽’ 실현을 통해 중화민족 부흥을 외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으로선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다. 미·대만 밀착 행보에 중국군 대응도 강도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해군 군함 두 척도 대만 동부 해역에 일주일 이상 머물렀고, 한때 대만 영토에서 60해리 거리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군사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이번 미국의 군함 파견은 무역전쟁에서부터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 무역과 외교 분야에서 동시에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며 “중국을 미국의 ‘전략적 라이벌’로 규정한 미국의 신국가안보전략(NSS)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전략이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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