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충분한 수사 시간”…‘네이버 댓글조작’ 25일 선고
변호인 “지은 죄만큼만 선고를”…법조계 “실형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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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드루킹’ 김모씨(49)의 1심 재판이 4일 마무리됐다. 검찰은 추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재판 종결을 미뤄달라고 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선고공판 때 만약 김씨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면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불구속 상태에서 받게 된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씨 등 4명의 공판에서 “김씨가 최초 구속된 이후 상당 기간이 경과했고 네이버 업무방해와 관련해서는 충분한 수사를 할 시간이 있었다고 보인다”며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판을 마무리하면 실체적 진실을 찾지 못할 수 있다며 재판 종결을 늦춰달라고 했지만 김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8년 4월까지 네이버 규약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내용은 없다”며 “(자동차가) 시속 200㎞로 달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비난은 받을 수 있지만 제한속도 규정이 없을 땐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오히려 네이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아무리 댓글 공감 클릭을 해도 대문(메인 화면)에 기사가 올라가는 것은 결정할 수 없다”며 “여론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네이버”라고 밝혔다. 김씨 측 변호인은 “특검 수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여론이나 특검 수사와 상관없이 지은 죄만큼만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열린다.
김씨 등에게 적용된 혐의는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비교적 가벼운 데다 이들이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혐의를 인정하고 있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검찰이 진술 맞추기 등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을 제기해온 상황에서 이들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나면 특검이 어떻게 수사할지가 관심 대상이 됐다.
특검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아직 선고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불구속 상태에 대비해 어떻게 수사한다고 대책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며 “특검은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선을 다해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재판 종결을 늦추기 위해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달라고 부탁한 것을 특검이 거부한 것에 대해 박 특검보는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특검의 권한이 아니라 공판검사의 권한”이라며 “특검 나름대로 공판과는 별도의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 등이 기존 수사에 불신이 크고 특검 수사에는 대체로 협조적인 만큼 검찰과 일정 부분 선을 긋고 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혜리·정대연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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