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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괴물’ 발표한 최영미, 성평등상 대상 수상…소감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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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 팔지 않아도 되는 사회 되기를…”

중앙일보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영미 시인(왼쪽 사진)과 그가 발표했던 ‘괴물’ 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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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수상한 최영미(57) 시인이 “여성성을 팔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미투 운동이 더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시인은 이날 오후 성평등상 시상식에 앞서 서울시청 3층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언론 합동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시인은 “더 이상 여성성을 팔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는 사회, 예를 들어 면접시험을 앞두고 성형수술이나 과도한 치장을 필요로 하는 문화가 없어지면 좋겠다”며 “외모보다는 인격과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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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자로 선정된 최영미 시인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성평등상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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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해 문단의 거장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고발했다. 이후 언론 매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잇따라 문단 내 성폭력 실태를 세상에 알렸다.

최 시인은 잡지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청탁을 받고 문단 뒤풀이 등에서 성추행을 저지르는 한 시인을 묘사한 시 ‘괴물’을 발표했다.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으로 시작해 문단 모임에서 겪은 성추행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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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평등상’은 성평등 실현, 여성 인권 및 안전 강화,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에 공적이 큰 시민ㆍ단체ㆍ기업을 발굴해 매년 시상하는 상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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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 시인은 소감을 발표하며 “대중적인 반응에 놀랐고, 생각해보니 타이밍이 맞은 것 같다”며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했고, 칭찬받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저 개인에게 주는 상이 아니라 자신의 아픈 목소리를 세상에 알린 모든 여성과 미투를 지지해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시인이 시 ‘괴물’을 처음 공개한 때는 지난해 자신의 생일파티에서였다. 최 시인은 “제가 쓴 시를 다 외우지 못하는데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시라 저절로 외워졌다”며 “친구들 중 대부분 발표하라고 했지만, 걱정하는 시인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최 시인은 “오랫동안 존재했던 악습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지만, 한국 사회가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와 있었다”며 “이 운동이 지속돼 보수적인 한국 사회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상 심사위원이나 문화예술계 단체장들 전부 남자”라며 “문화예술계 권력을 여성들에게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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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성평등상 시상식에서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최영미 시인에게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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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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