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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후발주자' 신세계의 약진…국내 면세업계, 본격 '3강 체제' 재편 신호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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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규모 인천공항 1터미널 DF1·DF5 사업권 모두 따내

시장점유율 급상승 예고…브랜드 인지도 한층 제고 효과

국내 면세업계, 양강에서 '3강 체제' 재편 본격화 할듯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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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화장품·패션 2개 면세구역 운영권 입찰경쟁 ‘승자’가 신세계로 결정되면서 국내 면세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양강 체제였던 국내 면세업계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 주자’인 신세계가 1조원 규모의 알짜 공항면세점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22일 관세청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는 인천공항 T1 DF1(화장품·향수) 및 DF5(의류·피혁) 사업자로 신세계디에프를 선정했다.

이번 경쟁 입찰은 지난 2월 롯데면세점이 T1 면세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 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총 30개 매장(8091㎡) 가운데 26개 매장(7905㎡)에 대한 입찰이 진행됐다. 취급 품목은 공항면세점 주력 제품인 화장품·향수와 피혁·의류 부문. 공사는 롯데가 반납한 사업권 중 DF8(탑승동·전 품목)을 DF1과 하나로 묶어 입찰에 부쳤다.

신세계는 평가 항목 점수 중 절반을 차지하는 ‘운영인의 경영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호텔신라(008770)는 이 항목에서 500점 만점에 각 397.1점(DF1)과 373.13점(DF5)을 받았지만 신세계디에프가 각 473.55점과 433.82점으로 80점 이상 높았다.

신세계가 이처럼 높은 점수를 얻은 데에은 높은 입찰 금액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DF1과 DF5 총 입찰 금액을 3370억원으로 써냈다. 반면 신라 입찰금액은 2698억원으로 신세계보다 약 672억원 낮다.

최종 입찰 후보자였던 호텔신라 관계자는 “국제공항 면세점의 운영 전문성과 차별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입찰에 참여했다”면서도 “입찰 금액에 밀려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2개 면세구역 사업권을 ‘싹쓸이’하면서 면세업계 시장 점유율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신세계 시장 점유율이 12.2%에서 최대 19%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가 다음 달 센트럴시티점까지 열면 점유율은 2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위기 의식을 갖게 됐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29.5%를 기록한 신라면세점은 최근 5년간 점유율 20~30%대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이 590억원으로 전년 802억원보다 약 26%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뒤늦게 면세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명동점을 연 사업 첫해인 2016년 15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108억원으로 한 해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16년 308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약 9200억원대로 세 배가량 뛰었다.

신세계의 이번 사업권 확보는 양강 구도였던 국내 면세업계 판도가 본격적인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형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롯데면세점이 42.4%로 1위다. 그러나 5년 전인 2013년 52.3%를 기록했던 시장점유율은 매년 2~3%씩 하락하면서 2016년 48.7%로 50%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40% 초반대까지 밀리면서 롯데면세점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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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높은 입찰가를 써낸 신세계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지만,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높여 구매력를 키울 수 있고 브랜드 마케팅 등 부수적 효과가 더욱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그동안 인천공항 면세점 판매 품목이 패션·잡화에 국한됐지만, 앞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까지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의미 있게 평가하고 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명동점을 비롯해 스타필드, 시코르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개발 능력에 좋은 평가를 준 것 같다”라며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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