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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페이스북 그룹에 유료구독 모델 시험···IT업계에 구독모델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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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산업이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모델에서 구독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영화와 음악 콘텐츠를 월 정액으로 구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차별화된 프리미엄 콘텐츠를 바탕으로 구독 모델 전환을 꾀하는 곳도 있다. 페이스북은 20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페이스북 내 관심사별 온라인 모임인 ‘그룹’에 유료 구독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페이스북이 구독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룹 관리자가 이용자들에게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구독료를 받는 것이다. 구독료는 한 달에 4.99달러에서 29.99달러 사이로 알려졌다. 육아, 요리 등 다양한 분야의 그룹들이 이 시험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대학 입학 사정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그룹은 매달 구독료로 29.99달러를 부과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이 구독 모델을 도입한 것은 페이스북 커뮤니티 형성의 핵심 근간인 그룹을 활성화하는 것이 전체 이용자 유지·확대에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제품 담당 이사인 알렉스 데브는 블로그에 “회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관리자들로부터 듣고 있다”며 “관리자가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고 회원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도구로 구독 그룹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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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모델 시험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하면 앞으로 페이스북 그룹은 콘텐츠에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된다. 페이스북은 구독료 외에 그룹 내에서 볼 수 있는 광고의 수익도 배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그룹 내에 유료 구독 모델을 추진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소비가 구독 모델로 바뀌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S오피스가 대표적인 구독 모델의 성공 사례다.

구독 모델로 적극적으로 전환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지난 5월말 시가총액이 7530억달러를 돌파하며 구글을 100억달러 이상 앞서게 됐다. 6년만에 처음으로 구글을 다시 앞서게 된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김소혜 연구원은 “2015년 이후 꾸준한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구독 기반 비니지스로 전환한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구매 매출 비중은 2014년 35%에서 최근 20%로 감소한 반면, 정액제 구독 기반의 오피스365, 클라우드 사업 비중은 11%에서 30%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제품 구매에 초기에 목돈이 드는 반면 구독을 하면 그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확대에도 유리하다. 한번 서비스를 이용해 그 편리함과 유용성에 익숙해지면 쉽게 끊기도 어렵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역시 구독모델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회비 99달러나 월회비 12.99달러에 무료 반품 서비스, 2일 내 배송, 전자책·음악·영화 구독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아마존이 프라임 회비로 거둔 매출은 97억달러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 아마존은 지난 4월 프라임 회비를 20% 올릴 계획을 발표했는데 가입자 이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독 모델로 전환하면 고객들의 데이터를 더 정확히 추적하거나 수집할 수 있게 된다. 소프트웨어를 제품으로 판매할 때와 비교해 고객의 사용패턴과 같은 정보를 얻게 되면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충성도 유지에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최근 구글이 지도API와 유튜브에 유료화 모델(유튜브 레드)을 적용한 것도 이런 구독 모델의 장점 때문이다.

증권가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부 서비스를 구독 모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개인이 30GB 이상의 저장 공간을 쓸 때 월정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멜론과 카카오키즈에서 월정액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모델이 가능하려면 이용자를 붙잡을만한 독창적 콘텐츠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플랫폼 내에서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한편으로 ‘핑크퐁’과 같이 독창적 IP의 경우 따로 월정액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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