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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리뷰] '마녀' 잔혹한 여성 히어로의 등장…'박훈정 표 액션' 이번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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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포스터/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신세계>, <부당거래> 등을 연출하며 한국 느와르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감독 박훈정이 이번엔 여성 캐릭터를 전방에 내세웠다. 그 동안 남성 중심의 영화를 주로 그리며 '마초 감독'이라 불리기도 한 그가 여성 캐릭터와 호흡하며 새로운 시도를 꾀한 것. 국내에서 유일무이하다고 무방할 캐릭터 '여성 히어로'를 통해 전개되는 미스터리 액션 영화 <마녀>. 박 감독의 새로운 도전은 통할 수 있을까.

영화는 사방이 피로 칠해진 한 시설에서 한 여자 아이가 도망치면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는 방망이를 든 거친 남자들로부터 쫓김을 당하다 결국 탈출에 성공해 마음씨 좋은 부부로부터 거둬진다. 이들 부부는 아이에게 자윤(김다미)이란 이름을 붙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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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김다미/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자윤은 집안의 농장 일을 거들며 소박하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집안의 경제 사정이 점점 악화되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치매 증상까지 보인다. 자윤은 상금을 타기 위해 오디션 프로에 출연을 결정하지만, 이 결정은 평범한 그녀의 일상을 산산조각으로 이끈다.

귀공자(최우식)는 TV에 출연한 자윤이 10년 전 도망친 아이임을 알고 그녀를 찾아가지만 자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귀공자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자윤을 보며 "네가 그걸 잊었다고?"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귀공자의 얼굴에 난 상처는 자윤이 만든 것이기 때문. 자윤은 귀공자를 향해 "당신이 찾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호소하지만, 귀공자는 자윤도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귀공자의 등장과 함께 자윤 앞에는 의문의 인물들이 연이어 나타나기 시작한다. 평범했던 자윤의 삶은 닥터 백(조민수)과 미스터 최(박희순)의 등장으로 송두리째 뒤바뀐다. 자윤은 이들을 향해 끊임없이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시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세 사람은 눈물 가득한 자윤의 눈동자를 향해 '작은 마녀'라고 답할 뿐이다. 자윤을 옥죄어오는 이들은 누구이며 자윤과는 어떤 관계일까.

영화의 초반 전개는 다소 루즈하다.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이니 만큼, 앞부분을 영화 속 세계관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각자 인물에 대한 설명과 이들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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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그러나 다소 루즈했던 초반의 스토리를 만회하듯, 후반부터는 확 달라진 이야기를 선사하며 순식간에 관객을 휘어잡는다.

박훈정 감독은 영화 제작 의도에 대해 "인간의 본성을 다루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인간이란 선하게 태어날 수도, 악하게 태어날 수도 있는 존재이며 타고난 '본능'으로 삶이 규정되는 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다시 말해 박 감독은 영화를 통해 '본능'과 달리 '선택'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자윤은 선일까 악일까. 진짜 '마녀'는 누구일까.

영화는 약해 보이기만 했던 소녀 자윤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순간부터 빠른 전개를 시작한다.

1500: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예 김다미는 평범한 여고생부터 혼란에 휩싸여 새로이 탄생된 자윤까지, 복합적인 면모를 완벽히 표현해냈다. 김다미의 순수한 눈망울과 광기 어린 눈빛을 넘나드는 연기력은 오싹하기까지 하다.

최우식 역시 평소 순박했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액션 연기에 도전한 최우식은 날카롭고 폭발적인 연기를 가미해 매력적인 인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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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 조민수/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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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 최우식/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여기에 더해 믿고 보는 배우 조민수와 박희순 역시 평소 다져온 탄탄한 연기 실력으로 극을 풍성하게 채우는데 일조했다. 남다른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뽐내는 독보적인 두 사람의 연기 시너지는 영화로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마녀>의 부제는 ‘Part 1. The Subversion(전복)’이다. 박 감독은 <마녀>가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작품이라고 밝히면서도 "아직은 후속편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이 선사하는 서늘하면서도 잔혹한 액션이 관객을 사로잡고 후속편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개봉.

[MBN 온라인뉴스팀 유찬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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