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평화당, 비례대표 3인 거취 놓고 충돌

김동철(왼쪽에서 두번쨰)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소속이면서 민주평화당에서 활동 중인 비례대표 의원 3인(박주현ㆍ장정숙ㆍ이상돈)의 거취를 놓고 양당이 다시 충돌했다. 이들 의원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것은 6ㆍ13 지방선거 이후 평화당이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것과 무관치 않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들 의원들을 향해 “평화당에 조용히 계시면 의원직 사퇴는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들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당 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대응이다.

김 위원장은 “이 분들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안철수 바람’으로 당선됐다”며 “그런데도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를 욕하고, 바른미래당을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저는 인간으로서 도저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차마 이해가 안 간다”며 “안철수가 싫고 바른미래당과도 생각이 다르다면 평화당에 백의종군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의원직까지 가지고 가려 하느냐”고 각을 세웠다. 의원직 유지를 위해 출당을 요구할 게 아니라, 탈당을 해서 의원 배지를 떼고 평화당에서 활동하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선거 이후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 의원들의 평화당 합류 가능성을 흘리는 박지원 평화당 의원도 겨냥했다. 그는 “(박 의원이)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들을 무책임하게 내뱉고 있다”면서 “우리 정치 수준을 수십 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이런 말씀은 정치 선배이자 원로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평화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김 위원장이 ‘인간’ 운운하면서 동료 의원에게 막말을 퍼붓는 것은 스스로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라고 맞불을 놨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은 막말이 아니라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의원들에 대해 품위와 예의를 지키고 이들이 요구하는 대로 당적 정리를 해주는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을 볼모로 잡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인질정치’에 국민들은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비례대표 3인방 문제가 호남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양당의 자존심 싸움과 맞물려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