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9 (수)

'형제의 난' 싱가포르 총리 동생, 민간항공기구 의장서 물러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형제의 난' 싱가포르 국부 집안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 2015년 사망) 전 총리 자택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리 전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와 갈등을 빚어온 차남 리셴양(李顯陽)이 민간항공국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9년 만에 물러난다고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싱가포르 교통부(MOT)는 전날 성명을 통해 오는 30일부터 에드먼드 청 와이 윙 민간항공국(CAAS) 부의장이 새로운 의장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CAAS의 의장직은 리콴유 전 총리의 차남이자 리센룽 현 총리의 남동생인 리셴양이 지난 2009년부터 9년간 맡아온 자리다.

교통부는 CAAS 의장 교체 사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리센양 의장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항공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또 신임 청 의장에 대해서는 "민간 및 공공분야에서 풍부한 이사회 경험을 가진 만큼, 안전하고 활력 넘치는 항공 허브와 민간 항공 시스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교통부는 CAAS 의장직 교체 배경을 묻는 언론에 "더 언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리셴양 의장도 관련 언급을 피했다.

리콴유 전 총리의 차남인 리셴양 의장은 형인 리셴룽 총리가 자택을 허물어 버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지 않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왕조 정치'를 꿈꾼다고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리콴유 전 총리의 장녀인 리웨이링(李瑋玲)도 그에 동조했다.

심지어 리셴양은 온 집안이 뒤얽혀 진흙탕 싸움을 벌이던 중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됐다면서 해외로 이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리콴유 자택 철거·보존 논란은 결국 의회에서의 논쟁으로 이어졌지만, 전 국민의 비판 속에 고촉통(吳作棟) 전 총리 등 원로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meola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