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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미국통' 왕치산, 미·중 무역 구원투수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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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무역 관세 발효일이 2주 남은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인 ‘미국통’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에게 미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가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중 무역 협상은 류허(劉鶴) 부총리가 담당했지만,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왕 부주석이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중 무역 온건파로 꼽히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NEC)이 왕 부주석의 초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간 입장차이가 너무 커 류 부총리가 양국의 무역갈등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왕 부주석은 중국 내 최고의 미국통으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에도 큰 역할을 했다. 당시 경제담당 부총리였던 왕 부주석은 헨리 폴슨 전 미 재무장관과 협력해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늘렸다. 이로써 미국은 위기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 폴슨 전 장관은 왕 부주석을 “중국 경제팀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잘 이해하고, 명민하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인 ‘미국통’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에게 미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가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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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에서도 왕 부주석은 문제의 불을 끄는 ‘소방수’로 통한다. 그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2년 중국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등 위기 때마다 경제 현안을 해결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 부주석이 무역 문제뿐 아니라 중국 정부의 첨단기술 부문 지원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지난달 중국에 첨단 제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기술 탈취에 대한 우려는 미·중 갈등의 핵심 원인이다.

다만, 일각에선 왕 부주석이 전면에 나서도 미국과의 무역갈등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인민대 스인훙 교수는 “왕 부주석은 미국에 친구들이 많지만, 그들 중 많은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왕 부주석의 임무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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