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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유튜브 동영상 제국-사용법 단순·사용자 중심 서비스 성공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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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유튜브가 국내에서 네이버를 제치고 사용시간이 가장 많은 앱으로 꼽혔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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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본다? 아니, 유튜브 한다.’

과거 휴식의 대명사는 TV였다. 요즘은 달라졌다. 젊은 세대에서는 ‘유튜브 한다(혹은 본다)’는 답변이 더 많지 않을까.

‘유튜브(YouTube)’란 이름은 TV에서 파생됐다. ‘You’와 ‘Tube’를 결합한 용어다. ‘Tube’는 미국에서 TV를 가리키는 속어다. ‘당신(You)이 쉽게 선택해 볼 수 있는 TV(Tube)’란 의미를 담았다.

TV보다 더 고유명사가 된 유튜브. 과연 유튜브가 다른 숱한 동영상 플랫폼을 제치고 세계 시장을 평정한 비결은 무엇일까.

▶두 명의 천재가 만든 유튜브

▷페이팔 마피아가 만든 성공 작품

대만 타이베이에서 태어난 스티브 첸(Steve Chen) 유튜브 창업자는 15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다. 일리노이대를 다닐 때부터 IT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교를 중퇴하고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가 먼저 찾은 곳은 그 유명한 페이팔이다. 실리콘밸리에는 ‘페이팔 마피아’란 용어가 있을 만큼 페이팔 출신 인사들의 영향력이 남다르다. 스티브 첸도 그중 한 명이었다.

2005년 1월 스티브 첸은 페이팔 동료 10여명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그의 친구들은 모두 디지털 카메라를 가져왔다. 파티가 무르익자 그들은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촬영했다. 하지만 동영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전송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사진과 달리 비디오는 파일 크기가 커서 이메일로 보내기는 어려웠다.

호환성도 문제였다. 윈도로 찍은 동영상을 애플 맥 컴퓨터에서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스티브 첸 창업자는 파티가 끝나자마자 동영상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사람이 동영상 촬영에 나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이팔이 이베이에 매각된 뒤 스티브 첸은 또 다른 유튜브 창업자 채드 헐리와 함께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만들기 시작한다. 처음 그들은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 구축을 목표로 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스티브 첸이 맡았고 웹사이트 디자인은 채드가 담당했다. 스티브 첸이 갖고 있던 페이팔 스톡옵션 덕분에 창업 초기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티브 첸은 개발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유튜브를 완성했다. 서비스 시작 반년이 지나자 유튜브 하루 방문자 수는 300만명에 이르렀다.

매경이코노미

스티브 첸 유튜브 창업자는 창업 1년 만에 구글에 유튜브를 매각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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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성공 비결은

▷단기 수익에 얽매이지 않아

유튜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요인은 비교적 사용 방법이 단순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유튜브는 다른 동영상 서비스와 달리 ‘플래시’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동영상 서비스는 동영상 파일을 원본 그대로 제공했다. 이는 서버에 트래픽 부담을 주고 사용자 PC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유튜브는 동영상 파일을 플래시로 변환해 제공함으로써 이용자 간 공유를 보다 원활하게 했다.

당시만 해도 동영상 서비스에 플래시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트래픽은 곧 돈과 직결된다. 자신들의 트래픽을 다른 서비스 업체가 얻을 수 있는 플래시 기술은 동영상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보편적 시각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유튜브의 결정적 성공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처음에는 플래시 때문에 유튜브 웹사이트 트래픽이 줄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튜브 이용자가 워낙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유튜브 자체가 유명해졌다. 영상을 보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유튜브에 접속한 뒤 영상을 찾았다. 자연스럽게 유튜브 트래픽도 크게 증가했다. 플래시가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지만 동영상 서비스를 원활히 하는 데 적절했던 셈이다.

지금은 플래시 기술을 대신해 HTML5란 새로운 기술이 활용된다. 플래시와 HTML5의 공통점은 별도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유튜브가 출시됐을 무렵인 2005년 1월 선보였던 ‘구글 비디오’에서 동영상 시청을 하려면 별도 응용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반면 유튜브는 웹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유튜브가 비교적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였다는 점도 또 다른 성공 비결이다. 유튜브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보고 들을 수 있으며 본인이 만든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도 있다.

글로벌 IT 기업이 비교적 고전하는 한국 시장에서 유튜브가 급성장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의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제작자) 덕분이다. 인기 크리에이터가 늘고 질 높은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유튜브는 한국에서 성공을 거뒀다.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다 보니 양질의 크리에이터가 많이 모였다.

“유튜브 가치의 99%는 사용자로부터 나온다.”

유튜브코리아 관계자의 얘기다.

▶구글 등에 업고 승승장구

▷구글 아닌 다른 데 매각됐더라면…

2006년 타임지는 올해의 발명품으로 ‘유튜브’를 꼽았다. 이용자는 매달 2배씩 늘었다. 미국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이용자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창업 1년 만에 유튜브는 세계적인 서비스로 발돋움한다.

유튜브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기존 경영진은 확실한 선택을 내려야만 했다. 스티브 첸 창업자가 유튜브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수익 모델은 전혀 없는데 유지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초기 자금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투자를 받았음에도 늘어나는 이용자와 트래픽, 서버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

직원들 피로감이 늘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유튜브 임직원들은 하루 14시간 이상 근무하면서도 쉴 여유가 없었다. 업로드 동영상이 많아지면서 저작권 문제도 골칫거리였다. 스티브 첸을 비롯해 거의 모든 임직원은 매각을 결심했다.

워낙 잘나갔던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눈독 들인 기업이 많았다. 미국판 싸이월드를 운영하던 ‘마이스페이스’ ‘야후’ 등이 유튜브 인수전에 참여했다.

하지만 스티브 첸 창업자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구글에 유튜브를 매각한다. 매각 대금은 무려 16억5000만달러. 구글이 ‘구글 비디오’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구글의 유튜브 인수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구글이 높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에 스티브 첸 등 유튜브 경영진이 매각을 결정했을 터.

하지만 금액 외에도 구글은 유튜브처럼 사용자 중심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유튜브 인수 후 구글 경영진은 유튜브 경영이나 개발 등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출했지만 수익성보다 플랫폼 퀄리티 확보에 집중했다. 구글 인수 후 5년 동안 유튜브는 적자에 시달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덕분에 유튜브 창업자들과 초기 멤버들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유튜브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한 콘텐츠 검증 기술을 도입하고 언어장벽을 없애기 위해 자동 번역 기능을 추가했다.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바뀌다 보니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2010년을 기점으로 유튜브는 흑자로 돌아섰다. 2015년부터는 ‘유튜브레드’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공개하는 등 수익 창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튜브레드는 월 9.99달러를 내면 유튜브 내 모든 광고를 제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 유튜브는 한 달 평균 18억명이 이용하는 등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유튜브의 성장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3호 (2018.06.20~06.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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