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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月 하루만 쉬는 치킨집 부부의 시급은 55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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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더 올린다고요? 지금 상태로도 길거리 나가 시위 벌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주택가의 한 프랜차이즈 치킨집. 점주 김모(59)씨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 매출을 비교하다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정부가 우리 자영업자들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장부를 내밀었다. 올해 김씨 점포의 월 순수익은 420만원으로 지난해(595만원)에 비해 30% 줄었다.

그는 "부부가 한 달에 딱 하루 쉬면서 13시간씩 일한 결과가 이렇다. 우리 부부의 시급은 5570원"이라며 "이 장사를 계속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이다.

김씨 점포의 올 상반기 월평균 매출은 42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0만원 감소했다. 치킨 가격이 2만원대로 오르면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소비자들이 선뜻 주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점포에선 가격을 올리는 대신 별도의 배달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이 떨어지면서 닭고기와 식용유 등 재료비는 소폭 줄었다.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기타 부대 비용은 지난해와 같았다. 그는 직원 인건비가 적힌 부분을 가리키며 가슴을 쳤다. 지난해 180만원과 120만원 하던 배달원과 주방 보조 인건비가 각각 210만원과 140만원으로 뛰었다.

김씨는 "이달부터는 이들의 급여를 20만원 올려주기로 했다"며 "최저임금보다 훨씬 많이 주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분만큼 올려주지 않으면 나가겠다'고 해서 올려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배달원 아르바이트생 시급(時給)은 1만500원이 됐다.

김충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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