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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원포인트 투자 레슨] 투자원금회수 소요기간 의미…배수 낮을수록 저평가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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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Q. 기업의 적정 주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외에도 EV/EBITDA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EV/EBITDA는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데 있어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분석하고 싶을 땐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까요?

A. EV/EBITDA는 기업의 가치(Enterprise Value·EV)를 세전영업이익(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EBITDA)으로 나눈 값으로 PER와 같이 기업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한다. 여기서 EV는 기업의 시가총액에 순차입금(차입금-보유 현금과 예금)을 더해서 구한다. 순차입금을 더하는 이유는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주주뿐만 아니라 채권자 몫도 반영하기 때문이다.

EBITDA는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EBIT(이자와 세금 차감 전 이익)는 영업이익과 같은 개념이고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인 DA(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회계상 영업이익을 구하기 위해 이미 차감된 비용이므로 거꾸로 영업이익에 DA를 더해주면 EBITDA와 같은 말이 된다. 이때 대부분 기업에서 무형자산상각비의 규모는 미미하므로 EBITDA는 편의상 '영업이익+감가상각비'로 통용되고 있다. 따라서 EV/EBITDA는 기업을 인수했을 때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즉 EV/EBITDA 배수가 낮을수록 더 빨리 회수된다고 볼 수 있다.

EV/EBITDA는 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던 지표였는데 1980년 이후에는 주식시장에서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유용한 지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감가상각비 때문이다. 장비 업체, 통신업, 반도체 업종 등 대규모 투자가 있으면 감가상각비가 갑자기 늘어나서 순이익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때 순이익으로 이러한 업종들의 기업을 평가하게 되면 평가에 있어 연속성의 의미가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회성 수익과 비용이 크게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유가증권, 부동산을 처분했을 때 순이익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이다. 다국적기업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각국의 금리, 세율 등이 다른데 이러한 변수를 제외하고 영업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기업을 비교 투자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한 지표라 할 수 있다.

우선 사업구조가 비슷한 업종 내 경쟁 기업끼리 비교하는 것이다. M&A 입장에서 본다면 인수자금이 가장 빨리 회수될 기업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EV/EBITDA 배수가 더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가를 고려하면 비교 기업 간 일정한 격차(GAP)를 발견할 수 있고 그 격차를 벌리거나 좁힐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

둘째, 기업의 EV/EBITDA도 대부분 일정한 밴드 내에서 움직인다. 따라서 밴드의 추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밴드의 추이를 보고 매매 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EV/EBITDA 배수가 낮은 구간에 머물러 있다면 투자 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PER의 보조 지표로 아주 유용하다. PER를 중심으로 가치를 분석할 때 일회성 비용 증가로 인해 순이익이 왜곡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럴 때에는 PER를 쓰는 것보다는 EV/EBITDA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따라서 동종 업종 혹은 과거 추이와 비교했을 때 EV/EBITDA 배수가 낮다면 해당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해내는 현금 흐름에 비해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상태이므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라고 볼 수 있다.

EV/EBITDA는 이미 선진 증시뿐 아니라 국내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회계 지식이 부족하다면 개념을 이해하기 다소 어렵고 유용성도 PER에 비해 떨어져 개인투자자에게는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널리 사용되는 PER, PBR 역시 완벽한 지표가 아니기 때문에 EV/EBITDA와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면 주식가치 분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주식투자 전문가들에게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매일경제 증권부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이강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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