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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콕 찍어주는 상가투자] 혜화·한남·인사동…스토리가 있는 문화상권 `불패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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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작년 11월 `인사동 박람회` 행사에서 취타대가 인사동 북쪽에 위치한 북인사마당에서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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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의 종류는 다양하다. 꼬마빌딩(중·소형)을 비롯해 재래상가, 아파트상가, 테마상가, 복합테마상가, 주상복합상가, 근린상가, 상가주택 등이 있다. 하지만 상가라고 해서 전부 미래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만큼 상가 투자는 어렵다. 상가는 자본수익, 즉 미래가치가 좋은 곳에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

상가의 미래가치는 그 상가가 속해 있는 상권으로부터 나온다. 상권은 흔들리지 않아야 튼튼해진다. 이런 상권에서는 높은 수준의 매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상인들이 몰려든다.

반면 상권이 흔들리면 매출액은 줄어든다. 임차인도 구하기 어렵다. 당연히 공실은 늘어나고, 임대료는 떨어지게 된다. 결국 상가에 대한 자본 손실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상권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현재 상권이 아주 훌륭하다고 판단해 투자한 경우에도 미래의 상권은 그 지역의 경제적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튼튼했던 상권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면 그 상권은 흔들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영등포에 타임스퀘어, 판교에 현대백화점 등이 들어서면서 주변 상권이 흔들린 바 있다. 이는 상권의 매출액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급기야 상인들은 상권을 떠날 수밖에 없다.

또 거대한 법인이 들어오기 시작해도 그 상권은 흔들리게 된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법인 매장이 즐비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기존의 영세한 상인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며 진입한다. 당연히 급상승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인들은 그 상권을 떠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튼튼한 상권을 만들어 놓은 상인들이 하나둘씩 떠나게 되면 그들이 구축해 놓은 독특한 상권 문화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후 튼튼했던 상권은 흔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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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그 지역의 어떠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슈퍼상권에 투자해야 한다. 대한민국 5대 슈퍼상권은 크게 문화상권, 대학가상권, 오피스상권, 역세권상권, 아파트상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권이 겹칠수록 더 튼튼한 슈퍼상권으로 뿌리내린다. 예를 들어 문화상권과 아파트상권이 결합돼 있으면 더 튼튼한 슈퍼상권이 탄생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A씨(41)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 같은 흔들리지 않는 상권에 투자해 성공한 사례다. 그는 선친에게서 상속받은 평택 땅(9500㎡)을 처분해 마련한 돈(30억원)으로 공연·예술이라는 튼튼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대학로 꼬마빌딩(38억원)을 사들였다. 물론 대출(10억원)을 끼고 투자했지만 현재 매월 1600만원의 임대수익(수익률 5.6%)을 올리고 있다. 시세도 꾸준히 상승해 꼬마빌딩 가치도 50억원을 곧 넘을 것이라는 얘기도 듣고 있다고 한다.

문화상권은 그 지역의 독특한 '스토리'가 있어야 형성된다. 이렇게 문화상권이 자리 잡은 지역의 상가는 시세뿐만 아니라 경매로 매각되는 매각가율도 높은 편이다.

신한옥션SA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의 근린상가 매각가율은 65.53%였다. 그런데 대학로는 84.9%, 한남동 125%, 인사동 80.5%, 홍대 115%로 나타났다. 경매 시장에서도 문화상권 인기가 확실히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상권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상가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로 상가 투자에 성공하고 싶거든 흔들리지 않는 문화상권의 가치를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지역에 문화가 뿌리내린 상권에 투자해야 한다.

혜화동에 위치한 대학로에는 수많은 문화예술 단체와 기관이 모여 있다. 또 공연장이 밀집해 있어 연극을 비롯해 뮤지컬, 음악 등 공연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산실인 셈이다.

이 때문에 대학로가 문화상권으로 불리고 있다. 이곳은 언제나 활기차게 움직인다. 골목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수많은 음식점과 찻집에는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체험하려는 2030세대 소비인구가 북적거린다. 대학로 문화상권이 튼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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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도 동네상권에서 문화상권으로 바뀌고 있다. 몇 년 전에 공연장을 갖춘 블루스퀘어가 생기면서 2030세대가 꾸준히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래전에 들어선 리움미술관도 한몫하고 있다. 게다가 그 지역의 맛집들이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튼튼한 문화상권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단순한 동네상권에 문화적 요소가 들어가면서 소비인구가 더 많이 유입된다. 그리고 상권은 작지만 알찬 문화상권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 지역 상권의 꼬마빌딩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인사동은 우리나라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문화상권이다. 실제로 오래된 물건이 교류된다. 인사동 골목 사이에는 화랑을 비롯해 고미술점, 전통공예점, 전통음식점, 전통찻집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상점들은 그들만의 전통문화를 발산하며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2030세대를 넘어 중·장년층 세대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이렇게 인사동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홍대 앞은 2030세대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살아 있는 문화상권이다. 그들이 열광하는 문화, 즉 인디밴드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문화를 생산하고 있는 상권은 끊임없이 소비인구를 불러들인다. 그곳에 가야만 그곳의 문화를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곳이 홍대상권이다. 게다가 문화와 함께 대학가상권이 결합돼 있어 어떠한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슈퍼상권이 된 것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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