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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가격 싸지만 보안 못믿어… 이통사 ‘화웨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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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장비 가격, 타업체보다 20~30% 저렴
보안 유출 우려로 미·호주 등은 채택 막아


5세대(5G) 통신장비 도입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중국 네트워크 장비업체 화웨이 때문이다. 화웨이는 국내외 장비업체에 비해 가격이 20~30% 저렴하다는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보안 유출 우려가 있어 미국, 호주 등은 5G망 구축에서 중기 장비 채택을 막는 분위기다.

■한전 이어 통신망까지

20일 업계에 따르면 5G 주파수를 할당받은 이통3사는 늦어도 7월이면 장비업체 선정에 들어간다. 장비 입찰에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LG, 화웨이 등이 참여할 계획이다. 이 중 화웨이는 국내 핵심 5G망인 3.5㎓ 대역에서 수년간 장비 테스트를 거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른 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이통3사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5G 구축을 앞두고 이통3사 입장에선 화웨이 채택에 상당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에 비해 장비 설치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같은 성능이라면 가격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화웨이는 이미 LTE 장비 선정 때도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통신시장에 진출했다.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화웨이의 보안 문제는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LTE망에 화웨이 장비를 썼지만 현재까지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화웨이는 이미 지난 2007년 국가기간망인 한전 초고속전력통신망(KepCIT)에도 진출한 경험이 있다. 당시 화웨이는 'Huwei OSN 3500'이라는 광전송장비를 초고속전력통신망에 멀티서비스 지원 플랫폼으로 깔았다. 화웨이의 국내 상주인력은 단말기, 네트워크장비 등을 포함해 이미 200여명이다.

■美·호주 "No", 한국은 유보적

이미 미국과 호주는 중국 통신장비 입찰을 막고 있다. 보안 우려가 가장 크다. 장비를 의도적으로 해킹해 정보를 빼갈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LG유플러스도 화웨이 장비를 장착했지만 국내 미군부대 근처에는 화웨이 장비를 뺐다. 최근엔 미국이 중국 ZTE와 화웨이 장비 입찰을 거부한 데 이어 호주도 입찰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국내 정부는 화웨이의 보안 우려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과 마찰을 빚어 더 큰 경제적 파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서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안실무자들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3월 6일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웨이 장비의 채택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관련, "화웨이 장비가 도입될 경우 연동되는 기기의 보안 부분을 유념해 5G 상용화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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