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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금융안정보고서] 은행이 주도한 신용대출 증가...고위험가구 채무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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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 증가율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리가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가 늘어나면서 채무 상환 능력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2018년 1·4부기말 1468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 늘어났다. 지난해 1·4분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2010~2014년중 분기평균인 7.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규제 효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은 크게 늘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은 1·4분기 6.9조원으로 전분기(2017년 4분기) 12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으며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6.9%로 최근 3년 기준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기타대출은 올해 1·4분기 기준 10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1%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신용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분양 등 주택 관련 자금수요가 증가한데다 금리 등 대출조건이 개선된것, 인터넷전문은행 등 비대면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등이 요인이다. 올해 1·4분기중 가계신용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3·4분기 대비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은행이 12조3000억원 늘었으며 비은행은 4조4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의 경우 고신용, 고소득층의 대출 비중이 상승해 여전히 신용이 높은 이들에게만 대출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은 측은 "가계 신용대출 차주의 채무 상환능령이 양호하고 대출 자산 건전성도 좋아 현단계에서는 신용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다만 가계신용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향후 시장 금리 상승시에는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가계부실위험지수(HDRI)를 토대로 국내 시장 금리와 가계 채무 상환능력의 연관관계를 살펴보면 대출 금리가 100bp오를 경우 고위험 가구는 2017년 3.1%에서 3.5%로 늘어난다. 만약 대출금리가 200bp오르면 3.1%에서 4.2%로 1.1% 포인트 상승한다.

2017년 3월말 위험가구(가계부실위험지수가 100을 초과하는 가구)는 전체 부채 가구의 11.6%(127만1000가구)이며 이들은 총 금융부채의 21.2%를 차지하고 있다. 또 고위험가구는 부채가구의 3.1%(34만6000가구)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총금융부채의 5.9%를 차지한다.

한편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60.1%로 전년동기대비 5.0%포인트 상승했으며 금융자산대비 부채비율은 46.05로 예년 평균(2010년~2014년)치인 45.7%를 유지했다.

기업부문은 업황 호전, 경영합리화 노력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세가 지속됐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은 2018년 1·4분기말 804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했으며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7년말 76.7%의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발 충격에 대해서는 아직은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중순 이후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 자산가격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이 보였지만 이는 일부 신흥국에 국한된 것에 그쳤다. 또 2013년 긴축발작 당시에 비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 유출도 완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지속, 높은 국가신용등급 등 대외건전성 면에서 차별화되고 있어 이번 신흥국 금융불안이 국내로 파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무역분쟁, 남유럽 국가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둔화된다는 전제에서 이뤄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들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이하 BIS 비율)은 8%를 넘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금리가 2%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했을때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2017년말 15.2%에서 각각 14.4%까지 하락했다. 또 시장금리가 3%포인트 오르는 경우에는 BIS비율이 13.7%까지 떨어졌다. 만약 국내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7%포인트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국내은행 BIS 비율은 각각 14.3%로 낮아진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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