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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전국 외국어고의 일반고 전환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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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산국제외국어고 첫 일반고 전환 신청

부산시교육청 8월까지 최종 결정 예정

학생과 학부모 “의견 수렴없이 일방 전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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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만 입학하는 사립 특수목적고(특목고)인 부산국제외국어고가 전국 31개 외국어고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해 결과가 주목된다. 교육부가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에 부여했던 입학생 우선 모집 혜택을 올해 12월부터 폐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이 예상되지만 현 고1~2학년들의 불이익과 혼란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부산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국제외국어고는 지난 4일 시교육청에 외국어고 지정을 취소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외국어고 지정이 취소되면 내년부터 1학년은 일반고 교과과정을 배운다. 2~3학년(현 1~2학년)은 제2외국어 등 현재와 같은 교과과정을 밟는다. 같은 학교에 일반고와 특목고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부산국제외국어고가 일반고 전환을 서두르는 것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올해 12월부터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가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학생을 선발하게 되면 미달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미달 사태가 나면 학교의 재정 부담이 늘어나게 되지만 일반고로 전환하면 인건비 등 모든 재정을 정부와 교육청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관련법에 따라 26일 외부인사 7명과 교육청 관계자 6명 등 13명으로 꾸려진 특목고 지정·운영위원회를 연다. 여기서 일반고 전환이 결정되면 학교·학부모 대표가 참여하는 청문과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거쳐 8월까지 일반고 변경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1~2학년 학생 360여명은 15일부터 점심시간에 운동장에 모여서 일반고 전환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19일엔 이사장실과 교무실 등에 일반고 전환 추진을 반대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였다. 학부모들도 11일 오전 학생들과 함께 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한 데 이어 19일 오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100여명이 항의집회를 했다.

부산국제외국어고 2학년인 한 학생은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학우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입학할 때 일반고 전환 예고를 하지 않았다. 현재 1~2학년은 피해자다. 내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의 절반이 입학해도 학부모들이 추가로 분담해야 할 수업료는 5%밖에 안 된다. 일반고 전환을 2년 유예하면 학부모들이 부족한 수업료를 분담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현 1학년이 졸업할 때까지 부산국제외국어고 교명 사용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반고로 전환하더라도 현 1~2학년의 교육프로그램이 후퇴하지 않도록 재정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외국어고 관계자는 “3월에 특목고의 우선 선발 혜택을 폐지하는 공고가 났고 4월에 중간고사가 있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미리 알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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