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1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 운영 결과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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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국가인권위에서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이하 특조단)’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특조단은 지난 3월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을 계기로 문화예술계 전반적인 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 및 담당 공무원 10인 내외로 구성됐다. 활동 기간은 100일간이었으며, 접수된 성폭력 사건 조치 및 문화예술계 성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특조단에도 신고율 저조…여전히 견고한 벽
질문에 답하는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조사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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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단장인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은 “활동 기간에 비해 사건 처리 건수가 왜 이렇게 적으냐”는 질문에 “신고 자체가 적었고, 신고된 사건 또한 시효가 만료돼 현행법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을 고발하는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벽은 견고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여성 종사자 절반 이상 "직접 폭력 경험했다"
문화 예술계 중에서도 특히 연극 분야에서 성폭력을 직접 겪은 피해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극 분야의 전체 응답자 787명 중 412명(52.4%)이 ‘성희롱ㆍ성폭력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다음으로는 ▶연예(75명 중 39명ㆍ52.0%) ▶전통예술(192명 중 82명ㆍ42.7%) ▶만화 및 웹툰(186명 중 60명ㆍ42.7%) ▶영화(488명 중 207명ㆍ42.4%) ▶미술(707명 중 294명ㆍ41.6%) ▶음악(165명 중 497명ㆍ33.2%) ▶문학(387명 중 101명ㆍ26.1%) ▶무용(170명 중 43명ㆍ25.3%) 순이었다.
가해자는 주로 선배 예술가·기획자·감독
한편, 문화예술종사자들은 피해를 봐도 대부분(87.6%)이 그냥 참고 넘어갔는데, 이유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거나’(69.5%), ‘문화예술계 활동에 불이익이 우려될 것 같아서’(59.5%)라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조영선 사무총장은 “문화예술계는 도제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며 이쪽 분야에 한 번 몸을 담으면 계속해서 봐야 하는 등 특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성폭력·성희롱에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조단 결과 발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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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단은 이러한 실태조사와 관련 토론회 등을 통해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 설치 ▶예술가의 지위 및 권리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공적 지원 배제 위한 법령 정비 ▶성폭력 예방조치 포함된 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우선 정책 과제로 선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우성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더욱 광범위하고 전반적인 문화예술계 성폭력 실태조사를 거쳐 올 연말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전담기구 또한 올해 안에 문체부에 설치될 수 있도록 현재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또 하반기 정기국회를 통해 예술인 고용보험 활성화 등 예술가 지원을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영선 사무총장은 "미투와 관련한 일들이 현재 소강 상태에 있지만 이는 잠복일 뿐 여전히 성 차별적 문화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성폭력 피해자 또한 여전히 많다"며 "이번을 계기로 성폭력 없는 사회, 진정한 성 평등 사회를 위한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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