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는 원화 환율이 오르면 상대국에 대해 가격 경쟁력이 생겨 수출이 잘된다. 그래서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한국으로서는 환율문제에서 늘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문제였지, 오르는 걸 걱정한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이번 환율 상승을 촉발한 원인이 우리 경제에 가져다줄 장기적인 충격이 환율이 올라 반짝 얻게 될 혜택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 원화 환율이 크게 오른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 소식이다. 지난주 미국과 중국 정부가 서로 500억 달러어치의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수출 대상국 1, 2위이다. 이 정도의 관세 조치면 수출 물량이 급격히 줄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다소 좋아진다고 해도 국가 전체적으로 받게 될 타격은 짐작조차 어렵다.
고유가 추세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기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휘발유, 경유값이 당장 민생에도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장기적인 물가상승 부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무역전쟁이나 유가상승 등은 우리로서는 별다른 대처방안이 안 보이는 대외 변수란 점이다. 이런 흐름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 국내에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논란으로 복닥거리는 동안 어느새 집채만 한 파도가 우리 문 앞을 덮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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