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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독자칼럼] 본궤도 오른 재난안전통신망에 필요한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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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부가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을 구축한다. 2004년 재난 현장의 일원화한 지휘 체계를 확보하기 위해 논의됐던 사업이 이제라도 추진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재난망 사업으로 현재 파편화해 운영되고 있는 각 기관망을 하나로 묶고, 노후화한 통신 환경을 LTE 방식으로 교체한다. 이를 통해 관련 기관은 단일망 안에서 소통할 수 있으며, 범정부 차원의 신속·정확한 상황 전파와 일원화한 지휘·공조 체계 구성이 가능할 것이다. 또 사진·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재난 대응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며, 재난안전 신기술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업인 동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필요 조건 정립과 기술 중심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재난망에 있어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생존성'이다. 재난 환경에서 사용되는 통신망이니 충분한 대비가 필요한 것은 자명하다. 이를 위해 주요 통신망의 지중화와 통신시설 내진 설계는 필수다. 지중화한 구간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80% 이상 장애가 적었다는 통신사 분석 결과도 있었다.

다음으로 '안정적인 상용망'이 필요하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지하 구간 등 재난망이 커버하지 못하는 지역은 상용망을 통해 보완하기로 돼 있다. 안정성이 보장된 상용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용망의 운영 현황과 전국 단위 네트워크 전문 인력의 상시 대응 여부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정적인 망 운영을 위해 네트워크 전문 인력이 1000여 명 투입됐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완성도 있는 '백업(Backup)망'이 준비돼야 한다. 재난 상황에서 지상의 고정 기지국은 제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백업망은 재난망의 한 영역처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지상기지국+차량기지국+위성'의 '3 in 1' 방식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 재난망(FirstNet)을 참조해 위성과 이동기지국(차량·드론 등)이 포함된 빈틈없는 백업망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장기간 표류하다 마침내 본궤도에 오른 사업에 업계는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기대감이 국민을 위한 완성도 있는 재난망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한민규 한성대학교 융복합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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