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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WPI 성격 검사, 나를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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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쯤 중간고사 공부로 한참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나에게 아빠가 ‘WPI’라 불리는 성격검사를 해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검사 시간이 아깝고 귀찮기도 해서 거절했지만, 시험 때마다 찾아오는 공부법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성격 검사를 받기로 했다.

WPI는 ‘Whang's Personality Inventory’의 약자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개발해 낸 성격 및 라이프 스타일 진단법이다. WPI는 5가지 자기평가와 5가지 타인평가로 개인의 성격을 진단 평가한다. WPI의 자기평가는 자아 정체성을 나타내는데, 리얼리스트, 로맨티스트, 아이디얼리스트, 휴머니스트, 에이전트의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휴머니스트는 집단과 위계를 중시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활력을 얻는 유형이고, 로맨티스트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하며 일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한 사람이 여러 유형으로 진단받는 것도 가능하다.

나는 친구들과 경쟁심을 느끼기보다 내가 관심이 있는 과목만 파고드는 경향이 있는데, 나의 성격 유형이 창의성과 독립성이 높은 아이디얼리스트로 나타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아이디얼리스트는 본인의 세계에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남들이 따라가는 것을 거부한다. 그동안 나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권유받은 공부법을 시도해봤지만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차라리 혼자 알아서 공부하는 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온 적이 많았다. 성격 검사를 통해 그런 일들이 내 성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실마리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WPI는 이처럼 10대 청소년들이 성격 유형에 따라 공부플랜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WPI의 핵심은 자신의 성격에 맞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 뿐만아니라 나와 성격 유형이 달라 충돌이 있던 상대를 알아가는 데도 효과가 나타낸다. 예를들어 휴머니스트 엄마의 연락이 귀찮은 로맨티스트 딸, 아이디얼리스트 여자 친구에게 불만이 있는 휴머니스트 남자친구 등이 WPI 검사를 하고 나면, 서로를 당장 이해하지는 못해도 점차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WPI는 인간관계의 윤활제 역할을 한다. 어떤 문제가 개인의 잘못이 아닌 성격 차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알고,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매경 청소년 기자단 현대고등학교 2학년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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