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의 기뢰제거 훈련[환구망 캡처] |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군이 영유권 분쟁 해역에 기뢰를 깔아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이나 인접국 선박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18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지난 12일께 동중국해의 한 해상에서 각 전구(戰區) 해군부대를 대상으로 '용감배(盃)'라는 이름의 첫 기뢰전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중국 해군은 폭격기를 동원한 기뢰 부설조와 소뢰함(기뢰제거함)을 이용한 대(對) 기뢰 작전조로 나뉘어 대항 훈련을 벌였다. 특히 항공병의 기뢰 은폐 매설, 함정·선박의 긴급 대피 운항, 기뢰 정찰탐색, 소뢰 장애물 제거 등 7가지 임무가 중점 과제로 제시됐다.
훈련에 참가한 소뢰함은 가상 적이 밤에 몰래 부설했던 20개의 각종 기뢰를 성공적으로 제거했으며 이 과정에서 각 해군부대의 방어작전 전법도 중점 점검했다.
신문은 작전 수역에 도착한 신형 소뢰함이 수면 밑의 목표물을 탐색하며 기뢰 종류와 수량을 판별하고 기뢰 제거 시기도 독자 판단했다고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우거(吳戈)는 "기뢰전 훈련이 중국의 방어적 국방전략에 부합한다"면서 "기뢰는 중국의 열도선 전략(외곽 도서를 잇는 방어 및 봉쇄 전략)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번 훈련에서 기뢰 부설 항목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을 둘러싼 미국과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인공섬 주변에 기뢰를 부설해 미 해군함정의 접근을 차단하려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의 기뢰전 위협에 맞설 역량을 갖추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현재 중국의 기뢰전 역량은 미국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이 이미 갖추고 있는 레이저 기뢰탐색 장비는 중국으로선 엄두조차 내기 힘든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거는 "소뢰함 개발에는 일정한 진척이 있었지만 기뢰제거 기술은 여전히 크게 미진한 수준으로 이는 미국과의 대잠수함 작전 역량의 차이와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기뢰 부설 역시 중국 해군은 여전히 1950년대산 훙(轟)-6 폭격기를 통한 기뢰부설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현재 무인 잠항기 등을 이용한 기뢰 부설 수준으로 올라있다.
중국군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위협에 효과적으로 대항하기 위한 실전 위주의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전략폭격기 B-52의 남중국해 진입이 잇따르자 미사일 공격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최근 남중국해에서 무인기를 동원한 방공요격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 해군의 기뢰 제거 훈련[환구망 캡처] |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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