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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2022년까지 일감 예약…태영건설 '톱5'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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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종목대해부]신도시 건설서 경쟁력 입증, 2019년 영업익 5000억 돌파 예상

중견건설사 태영건설이 민관합작 도시재생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2020년대 건설사 '빅5'에 도전장을 던진다. 2016년 1000억원을 밑돌던 영업이익은 2019년부터 5000억원을 돌파하며 기업가치가 환골탈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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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은 2017년 기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토건시공능력평가 20위 건설사다. 1973년 설립된 태영그룹의 지배회사로 건설·방송·레저·환경 사업을 한다. 종속회사로 SBS미디어홀딩스, 블루원(옛 블루원리조트), TSK워터(수처리) 태영인더스트리(물류) 등 26개를 두고 있다. 최대주주는 윤석민 대표이사 부회장(지분율 27.1%)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0.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233억원으로 전년대비 6698.2% 급증했다. 건설·방송·레저·환경 부문 가운데 건설 부문 매출액이 2016년 1조900억원에서 2017년 2조32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오르며 가파른 성장을 시작했다.

◇민간이 신도시 건설, 물 만난 태영건설=우리나라의 신도시 개발은 1980년 제정된 '택지개발촉진법(택촉법)'에 의해 이뤄졌다. 택촉법에 따라 일산, 분당, 판교, 위례 같은 신도시가 개발됐고 서울 목동, 중계·상계동, 파주 운정, 김포 한강 신도시도 차례로 개발됐다. 이후 공공이 주도하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에서 2014년 택촉법은 잠정 폐지됐고 이후 도시개발법에 따라 도심의 재개발, 재생, 중소규모의 맞춤형 개발이 대세가 됐다.

택촉법 폐지로 건설업계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도하는 공공택지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주식시장에선 건설사와 시행사, 신탁사의 주가 급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후 LH는 택지 조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민간 건설, 시행사가 개발 비용을 조달하게 하고 향후 택지 조성 후 이를 나눠주는 형태의 '민간합작 택지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양산 사송지구, 과천 지식정보타운, 대구 도남, 하남 감일지구 등 분양이 임박한 대부분이 민관합동 택지조성 방식으로 조성되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도시는 이제 공공이 아니라 민간이 주도하는 시대로 변했다"며 "태영건설은 대행 개발 방식의 도시개발 사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업체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민관합작 택지조성으로 성장 모멘텀 확보= 2014년 이후 신도시 개발 형태가 급변하는 가운데 태영건설은 장기간 공을 들인 민관합작 택지조성 사업과 군부대 이전 사업과 같은 특수개발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민관합작 사업은 LH가 사업 초기 급증하는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민간 건설사가 사업자금을 조달해 조성하고 택지를 대납받는 형태이므로 자금력이 양호한 업체일수록 택지를 수월하게 확보한다.

태영건설은 광명, 창원, 전주 등 전국에서 대단지 규모의 아파트 분양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양산 사송, 하남 감일지구, 과천 지식정보타운 등 민관합작 택지조성 사업에 참여해 우량 택지를 확보했다.

또 군부대 이전부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특수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건설사로 등극했다. 전주의 에코시티(35사단 이전부지)와 창원의 유니시티(39사단 부지) 사업을 수주하면서 군부대 이전 사업에서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은 도시개발에서 대형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맡으며 매력적인 사업 파트너로 부상했다"며 "이미 확보된 자체사업부지 68만3100㎡, 추진 예정인 부지 37만2900㎡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연간 5000~9000가구의 자체 사업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분양절벽? 2018~2022년 매출 성장 '예약= 현재 국내 건설사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레벨)은 높지 않다. 지난해까지 전국적인 아파트 분양 호황 바람에 깜짝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부터 주택 신규분양과 공급이 감소하면서 매출 하락 리스크가 커져서다. 국내 상장 건설사의 주가는 남북경협 바람이 불기 전까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평균 0.7배를 밑돌았고 남북경협 이슈로 주가가 상승한 후에도 PBR 1배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태영건설은 민관합작 신도시 개발로 확보한 자체사업(부지를 매입하고 시공·분양을 총괄하는 사업)을 기반으로 2020년 이후 먹거리를 미리 확보했다.

2017~2019년에는 광명, 전주, 창원의 신도시 사업이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2019~2022년에는 세종, 하남 감일, 과천 지식정보타운, 수원 고등지구가 실적을 책임진다. 2020년 이후는 추가로 부천오정, 대구도남, 경남양산, 김포걸포 등 추가 대규모 신도시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다.

채상욱 연구원은 "이처럼 지속적인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존재하는 것은 민간이 주도하는 '대행개발' 방식으로 신도시를 수주해온 태영건설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태영건설은 중견 건설사를 넘어 2020년대는 건설 빅5안에 들어갈 정도의 이익 체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당장 올해 실적을 견인할 자체개발 최대 사업지로는 창원의 옛 39사단 사령부 부지를 복합단지로 자체개발하는 '창원 유니시티' 사업이 꼽힌다. 태영건설이 중소형 건설사 컨소시엄 내 최대 지분인 48.5%를 보유했고 2019년 6월 1·2단지 입주, 2019년 12월 3·4단지 입주를 감안할 때 2018년~2019년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주가 급등 후 추가 상승 여력은= 이익이 급성장하면서 주가는 지난해 1월2일 대비 171.2%, 지난해 6월15일 대비로는 77.5%(최근 1년) 급등했다. 실적 성장과 남북경제협력 호재로 지난 5월31일 장중 1만8050원의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6월 들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며 조정을 이어가는 흐름이다.

최근 주가 조정은 주식을 대량보유한 기관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이다. 다만 기관이 던진 물량을 외국인이 매수하며 올해 1월2일 7.74%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6월15일 기준 13.17%까지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상승에도 현재의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1231억원인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3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은 3000억원대(하나금융투자 추정치 3347억원, KTB투자증권 추정치 3290억원)에 달해 2018년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3.4배에 불과해서다.

다만 자체사업을 주로 하는 건설사 특성상 분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32.4% 증가한 8931억원, 영업이익은 32.3% 증가한 71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8.4% 증가한 8107억원, 영업이익은 223.1% 증가한 1219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택지 개발이란 토지를 이용해 주택 건설 및 주거생활이 가능한 땅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1980년 12월31일 도시 내 주택난을 해소하고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취득·개발·공급을 규정한 택지개발촉진법을 제정했고 이 법은 1972년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과 함께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에 크게 기여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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