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韓 젊은 과학자들, 서양 열등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포항(경북)=류준영 기자] [청년 과학자가 힘이다 ②]이강복 포스텍 교수의 조언…"외국 나갈 기회 많이 줘야"

머니투데이

이강복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사진=포스텍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석학들도 도전하기 어려워하는 연구를 척척 해결해 내는 30대 과학자들이 많아요. 국제무대에 세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능력이 출중한데 정작 본인들은 그런지 모르죠.”

이강복 포스텍(옛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43)는 18년간 기업의 의사 결정을 위한 수학 모델링을 중점 연구한 실력파 연구자 출신 교수다. 2004년 포스텍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뉴저지주립대인 럿거스대와 뉴욕시립대 등에서 각각 3년간 포닥(Post-Doc,박사후연구원)과 조교수 생활을 한 후 2년 전 포스텍 부교수로 임용됐다. 이 교수는 자신의 신진연구자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 젊은 과학자들에겐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서양보다 우리 기술 수준이 낮을 것이란 막연한 열등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이다. “옛날과 달리 요즘엔 한국에서 학부, 석·박사 다하고 미국 교수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유학을 가지 않았어도 해외 유명 과학자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연구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젊은 과학자도 있고. 해외 명문대에서 국내 학위자 임용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른 학자의 연구를 존중하는 문화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예를 들자면 AI(인공지능)를 안 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비쳐지는 게 사실입니다. 연구비 지원 쏠림 현상이 어제오늘 만의 일은 아니지만,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무시되는 일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에선 자기가 좋아하는 연구를 꾸준히 오랫동안 하죠. ‘그게 정말 가능해’라는 생각이 드는 연구 아이템도 무수히 많아요. 남들이 하지 않는 연구를 하는 것에 대해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는 앞으로 자신의 전공 분야에만 함몰된 연구만 하다 보면 뒤떨어지게 된다며 초학제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라고 당부했다. “제 전공 분야는 보다 높은 차원의 수학적 기법이 필요했던 탓인지, 제가 몸담았던 대학은 경영대였지만 공대 출신 교수님들이 훨씬 많았어요. 공대를 나와 경영대 교수로 부임한다는 것은 국내에선 전례를 찾기 쉽지 않죠. 향후 융복합 연구가 더욱 확대되면서 모든 학문이 서로 이어질 겁니다. 이제 전공 분야를 넘어서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기 힘든 시대이지 않을까요.”

이 교수는 끝으로 국제학술대회 및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지원을 지금보다 더 늘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젊은 과학자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터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저명한 학자의 강의를 접한다거나 외국에 같은 또래 연구자들과 만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다양한 지원 제도를 확충해서 인식 변화와 연구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포항(경북)=류준영 기자 joo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