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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전세대출에 전용앱까지…은행 `外人`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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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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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고, 지난 6·13 지방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 유권자가 사상 최초로 10만명을 넘을 만큼 존재감이 커지자 시중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잡기에 발 벗고 나섰다.

외국인만 가입할 수 있는 특화 상품을 내놓고 국외송금 수수료 '무료' 혜택을 확 늘리는 한편 전세자금대출도 내주기 시작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현재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외국인 대상으로 전세자금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더드림 전세자금대출'은 공인중개업소에서 주택 임대차계약을 맺고 임차보증금의 5% 이상 지급한 만 23세 이상의 소득증빙이 가능하고 비자 유효기간이 3개월 이상 남은 외국인 또는 외국 국적 동포라면 보증금 80% 이내,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국가별 대출 제한은 따로 없다. 외국인 전용 적금과 함께 출시한 패키지 상품인데, 고소득층 외국인 고객이 많은 서울과 경기권 위주로 대출이 몰린다고 은행 측은 설명한다.

경기 안산과 의정부, 서울 대림동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외국인 외환센터를 3곳 운영 중이다. 외국인 직원을 배치해 송금, 환전, 대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한 없이 이용하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의정부점에는 지난 3월 한국어 교실과 무료 비자 상담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전용 '레인보우 카페'를 열었다. 오는 7월에는 옛 은행 의정부합숙소를 리모델링해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인 '신한 레인보우 쉐어하우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도 전국 외국인 밀집 지역에 은행 중 가장 많은 총 18곳의 외국인금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송금 수요를 잡기 위한 송금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국외송금 서비스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대상 국가는 확 늘렸다.

우선 이달 초 'KB ONE 현지통화송금 서비스' 대상국을 기존 12곳에서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등 32개국으로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국내에서 돈을 보내는 사람이 돈이 도착할 현지 통화만큼을 미국 달러로 송금하면 현지에서 돈을 받는 사람은 그만큼 해당 통화로 돈을 수취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일반 송금은 처음부터 끝까지 달러로 이뤄져 현지국 환율이 바뀌면 당초 예상한 금액보다 돈을 덜 받을 위험성이 있는데 이를 차단한 것이다.

NH농협은행도 계좌번호 없이 받는 사람 이름과 송금 핀(PIN) 번호만 알면 국외송금이 가능한 '메트로 무계좌 해외송금' 대상 지역에 이달 초 필리핀을 포함시켰다. 기존에는 베트남만 가능했다. 영업점에서 송금할 때 붙는 최대 1만원의 수수료는 모바일 은행 애플리케이션인 올원뱅크앱을 이용하면 최대 3000달러 송금까지 100% 면제된다. 스마트뱅킹 시장에서도 외국인 전용 서비스 개발이 치열하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해 공인인증서 등록 없이도 핀번호만으로 로그인이 가능하고 이들이 주로 찾는 국외송금 위주로 메뉴를 꾸린 외국인 고객 전용 글로벌 뱅킹 앱을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최근 10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이들 중 75%가 외국인 등록이나 거소신고를 마치고 장기체류를 하는 만큼 은행으로서는 안정적인 고객"이라며 "고소득층도 적잖아 향후 자산관리(WM)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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