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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부산대 전공실기과목 시수·강의료 반토막…교수·학생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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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 7일 오후 부산대학교 본부 정문에서 부산대 예술대학 한국음악학과, 음악학과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전공실기과목 0.5시수 개정안에 따른 반대 집회를 하고있다.(부산대 음악학과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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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부산대학교 한국음악과 음악학과, 체육교육학과에서 이뤄지는 전공실기 시수와 강의료를 1/2로 대폭 삭감하는 규정개정안을 두고 교원과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12일 부산대학교에 따르면 오는 2학기부터 예술대 음악학과, 한국음악학과, 체육교육학과에서 이뤄지는 모든 실기과목 수업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0.5시수'조정안이 대학 내부에서 논의중이다.

규정 개정안에는 예술대학의 일부 학과의 '전공실기' 교과목은 수강생 수에 따라 강의시수가 인정되는데 수강인원 1명당 0.5학점 시수를 인정하도록 시수인정 기준을 변경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개정안이 도입되면 삭감된 강의료로 학생들의 수업을 진행할 수 없어 기존 4시간 전공실기수업은 2시간으로 줄어들고, 1시간은 30분으로 반토막나는 셈이다.

이같은 시수를 개정하는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앞두고 교원들과 학생들은 지난 5일부터 대학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1시간 수업 가운데 쉬는시간 10분을 제외하고 반토막 난 25분짜리 수업료만 지급한다면 우수한 강사를 어떻게 섭외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교수진들은 음악전공 특성상 학생을 일대일로 만나 악곡 연습을 살펴본 뒤 문제점을 찾아 고치고 시범을 보여준 뒤 다시 혼자 해낼 수 있도록 단련시키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한국음악학과 교수진들은 "예술가를 양성하는 수업 특성상 일대일 맞춤형 수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25분만으로는 제대로 된 전공수업이 불가능 하다"며 "1학점 0.5시수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강의료 삭감으로 강사들은 자리를 잃는다면 전임교수들이 담당해야할 시간이 배로 느는데도 대학본부는 기존대로 수업을다 해주라고 강요한다"며 "사명감으로 강의를 맡아왔던 우수한 외부강사를 모실 수도 없고 교육의 질적 하락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는 뻔하다"고 말했다.

교수진들은 대학 본부측의 일방적인 통보도 문제점으로 제기한다.

지난 5월 부산대 예술대학 교수진들은 대학 총장과 교무처 관계자에게 겸임교수 도입, 주요 교과목 격년제 개설 등 대안을 제시했으나 아무런 의견수렴 없이 이달 초 실기교과목 '0.5시수' 도입을 통보받았다.

부산대 한국음악학과 관계자는 "비전업 강사가 현재 받고있는 강의료가 1시간에 3만 7900원인데 절반으로 삭감한다면 1만 9500원짜리 강의료로 어떻게 우수한 강사를 학교에 모실 수 있겠느냐"며 "궁중음악, 민속악, 창작음악, 현대음악을 학생들은 모두 섭렵해야 취업할 수 있는데 이는 한 명의 교수가 가르칠 수 없는 것일 뿐더러 결국 섬세한 전공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리한 예산절감 대안으로 시행된 무분별한 '과목통폐합'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음악학과 관계자는 "학교에서 예산절감을 이유로 계속 압력이 들어와 과목통폐합도 무리하게 이뤄졌다. 음악학과 학생들의 경우 정말 들을 과목이 없을 정도"라며 "작곡파트를 전문으로 해야하는 학생이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관현악을 들어야 졸업할 수 있다든지, 전공화성악과 일반화성악이 나뉘어야 하는데도 통폐합이 이뤄져 고등학교때 들었던 학생이 다시 수준낮은 수업을 수강해야한다. 대학교육의 질이 말도 못할만큼 저하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에 대해 부산대 교무처는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이 전국에서 최저수준인데 예술대학과 체육계 학과의 경우 과도한 개설 강좌 수가 원인으로 확인된다"며 "시간 강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전임교원의 강의비율 저하, 타 학과의 실습교과목 강의시수와의 불공평성, 대학재정 부담 등이 문제로 꼽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수진들은 "과목 특성상 일대일 개인수업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마치 공과대학에서 이뤄지는 일대 다수 수업을 기준으로 삼아 수강생 강의비율이 적다고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부산대 관련 예술대학 교수들은 학교 본부측이 실기전공과목 0.5시수 규정 도입안을 결정하는 최종심의위원회 전까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않고 2학기에 강행한다면 총장을 상대로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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