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방선거에서 사용되는 교육감 투표용지. 후보자 이름이 가로로 배열돼, 다른 선거의 투표용지와 다르다. [중앙선관위] |
인천 서구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김연주(52)씨도 “교육감 후보 배열 순서도 시장이나 구의원 후보처럼 정당별 순서인 것으로 생각하고 찍었다”며 “투표를 마치고 확인해보니 그게 아니더라. 13일에 투표하는 유권자는 교육감만큼은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외우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9일 전북 익산시 남중동 사전투표소인 남중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기표소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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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교육감 후보 이름 배열 순서를 기초의원 선거구에 따라 서로 다르게 하는 교호순번제도 도입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기초의원 선거구에 따라 서울교육감 투표용지에서 후보 이름 배열 순서가 제각각이 되도록 한 것이다.
서울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종로-가 선거구 유권자들은 조희연·조영달·박선영 순서로 된 교육감 투표용지를 받는다. 반면에 종로-나 선거구 유권자들은 조영달·박선영·조희연 순서로 기재된 투표용지를 받는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 선거구별로 후보자의 이름 기재 순서가 다르다. 첫 선거구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후보자는 다음 선거구에서 맨 뒤에 배치되고, 첫 선거구에서 두번째 기재된 후보자가 다음 선거구에서는 가장 먼저 배치되는 교호순번제를 택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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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교육감 선거에선 일부 유권자들이 첫 번째 후보를 여당, 두 번째 기재된 후보를 제1 야당으로 착각해 이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로또 선거'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선거 방식이 또다른 '로또 선거'를 부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권자 이지연(45)씨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의 공약을 훑어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교육감 선거는 후보별 소속 정당이 없어 어떤 성향의 후보인지 모른 채 깜깜이로 찍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를 제외한 다른 선거의 투표용지는 정당 기호와 정당 이름, 후보자 이름 순서로 기재돼 있다. [중앙선관위] |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후보들이 말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외치면서도 소속 정당이 분명한 시장·도지사 후보들과 공동 유세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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